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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날들이 모여 멀어져간 오늘../28세 자서전.

3) 개업

by 청춘만화 2011. 3. 11.






3) 개업







080908

매장 오픈이 자꾸만 미뤄진다. 생각처럼 일들이 진행되진 않는다.

사람 사는게 이런게 아닌가 한다. 하는 수 없이 오늘 첫 오픈을 했다.

임시 오픈이지만 기분은 좀처럼 가만이 있질 않는다.

 

다행이다. 1시쯤 식사를 하고 나오시는 손님이 첫 개시를 해주셨다.

너무 순식간의 일이었다. 여러분이 같이 들어 오셔서 두개나 사주셨다.

깍으시는 바람에3000원 남기고 팔았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오늘 컵이 도착했으니, 내일부턴 커피도 팔 수 있을 것 같다.

 

 

 

 

081011

하루 종일 혼자이다

다른날보다 일찍 일어나고 아침부터 밥도 하고  청소까지 하고 나왔는데 

처음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바람을 맞으며 햇살을 받으며 정시에 카페를 오픈했다.

 

첫 커피를 내릴때도

싸가져온 싸늘한 김치와 밥을 먹을때도

식사후에 양치를 할때도

늘 그렇게 혼자다

 

오늘은 담배도 안피웠는데

오늘은 식곤증도 없었는데

오늘은 전화 한통 하질 않았는데

 

하루 종일 혼자 쌉사름한 한숨만 가득하다.

그렇게 오늘 하루 또한 혼자다.

 

 

 

 

090918

아침일찍 집을 나섰다.

주문했던 떡을 받으려면 그리고 고사를 지내고 주변에 떡을 돌리려면 서둘러야 한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떡을 받아들고 매장에 들어섰다.

따뜻한 떡과 몇일전 어머니께서 직접 골라 보내주신 제법 잘생긴 명태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위층에 교회가 있어 조심스레 빨리 끝내야 할 판이었다.

 

이렇게 조용히 혼자서 개업식을 치뤘다. 남들 다 하는거라 생각했다.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로 인한 번거로움이 싫었다. 그저 조용히 내 할일을 담담히 하고 싶었다.

이 마음을 나중에 설명하라 하면 어떤 마음이라 전해야 좋을까? 마치, 열아홉 군입대를 위해 입영열차에 홀로 올라타고 가던 그 기분 정도. 306보충대였다. 누군가는 연인과 울고 다른 누군가는 가족과 울고 있었다. 물그러미 언덕에 앉아 김밥을 먹었던 기억이 가물 가물하다.

그 기분과 비슷한거 같다.

 

 

몇자로 표현하기엔 대단히 부족한 글이지만, 가끔 돌이킬때마다

그다지 나쁘지않았던 그저 담담했던 또하나의 나름 나쁘지않은 그날이었다.

그냥 잔잔히 명치 약간 아랫쪽이 기분나쁘지않을정도로 살살 아린정도?

거기에 약간의 불안감과 설레임과 넘치지않는 열정과 의지.

비슷한거 같다. 그때의 기분과 지금의 이 기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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