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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날들이 모여 멀어져간 오늘../28세 자서전.

7) 그리고

by 청춘만화 2011. 3. 10.




7) 그리고

 

090918

외딴 곳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울고 웃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만들고 부수기를 반복하고 쓰고 고쳐가기를 반복하면서 지난 날의 어설픈

계약서 양식이며 그곳에 남겨져있는 싸인들때론, 일기 같은 개인적인 글을 보면서 이렇게 그것들을 책으로 만들기 위해 교정을 보는 과정

 

그 생각이 그 시간들이 나중엔 어떻게 느껴질까?

이것은 나의 책 만들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이들의 일상일지도 모른다.

단지 대상만 바뀌었을 뿐이라 생각한다.

 

하루에도 몇번의 시작을 하고 몇번의 수정을 한다.

그것은 장보는 메모지의 목록일 수도 있고 테이크아웃으로 받은 시원한 아이스

라떼를 입으로 한 목음 꿀꺽-하고 넘기면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때론, 첫 직장에 입사를 하면서 멋지게 시작할 수도 있고, 어쩌면 지난 1년간의 조그만 사업을 접으면서 새로운 시작할 수도 있다. 어쩌면 첫 직장에 입사를 하면서 어린시절의 철없음이 끝날 수도 있고, 때론, 지난 1년간의 조그만 사업을 접으면서 고뇌와 욕심을 버릴 수도 있다.

 

망한 것이다. 이글을 맨 처음 시작하면서 고치고 고쳐가고 시도하고 변경하면서 1년간의 긴 여정 끝에 도달한 길은 망한 것이다.

 

혼자해서 그렇다는 너무 구석이었다는 또는 돈이 없었다는 것들은 모두 가당치

않는 변명이고 이든 상황과 그에 따른 선택은 (그것이 비록 어쩔수 없는 상황이더라도도 ) 모두 내가 한 것이다.

 

준비한 시간까지하면 삼년 남짓, 오프라인 대치동 매장은 한해 남짓 준비하고 운영을 했다.

 

내 목표를 생각과 글에서 머르지 않고 실제로 만들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밑빠진 독에 물을 붓듯 주변사람들과 어머니의 고생이 많으셨다.

다만, 나는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또다른 노멀스토리의 또다른 비전을 확립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다리고 관계를 맺는 타인들에 대한 마음가짐과 태도를 나름대로나마 정립할 수 있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마지막까지 참 꼬이고 꼬이게 망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많은 경험을 했지만 너무 큰 상처를 받았다. 세상살이가 참 마음같지않고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여기저기서 물밑듯 들어온다는 말은 이제 전적으로 공감하고 그 크기와 무게를 명확히 알았다.

 

이를테면 , 매장은 보통 상가에 자리하게 되는데 에어컨을 설치할 때는 외부까지의 거리와 그에 대비한 매장의 크기와 에어컨의 용량을 꼭 확인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최신형 에어컨을 비싼돈을 주고 샀어도 설치비가 그보다 두배로 많이 들어갈 수 있고 매장이 어느곳에 위치하건 그곳 공기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또한 계약에 있어서 나의 경우, 매장을 월세를 잘 말씀드려 20~40만원정도 더 저렴하게 하고 물가대비 상승을 감안해 1년이 아닌, 2년 계약을 했다. 1년이 지나고 매장을 옮기려했고 다음에 올 사람을 찾았다.

하지만 주인은 권리도 안받고 매장을 바꾸거나 다른 용도를 쓰지도 않는 데도 불구하고 정말 그냥 이라는 이유로 매장 인수는 고사하고 본인에게 조차 2년계약을 지켜야한다 했다. 그것이 싫으면 매장문을 닫고 월세는 꼬박꼬박 내라는 것이었다.

 

밤 아홉시까지 주인 집앞에서 기다려 통사정을 하고 몇번의 간청끝에 겨우

얻어 낸 조건이 다음달까지 매장을 깨끗이 비우면 보증금은 돌려주겠다고 했다.

 

그냥이라는 이유가 무서운 것은 결코 달콤한 사랑에서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세상살이에서의 상대방은 이성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그렇다고 양심적이지도 않다. 정중하게 하면 1년이 걸릴 일이 경우없이 해결하려 들면 사과까지 받아가면서 5분이면 해결되었다.

 

역시 우리나라 사람은 소리치고 X랄을 해야 알아먹어

하지만 그 사람 스스로도 본인이 그런 사람이란걸 알까? 겉으로 속으로 그사람을 정말 원망하고 또 비난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돌아보면 오십보 백보일 뿐,

나 또한 크게 다르지 못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된다. 그 바닥에 그 물이고 그 물에 그 물고기인 것이다.

 

장사를 하건 사업을 하건,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진리를 깨우쳤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뜻은 마음가짐을 말하는 것이다.

 

보다 냉정히 하면, 사업이나 장사 또는 그 무엇을 하더라도 돈과 학벌이 중요하다. 또한 빠뜨릴 수 없는 한가지가 성별과 외모다.

 

그 다음이 실력이다. 하지만 변변차 못한 1년이란 짧은 경험에 비추었을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다. 그 사람을 어떻게 만나고 관계하고 유지하느냐에 따라 본인의 마음가짐으로 시작되어 매일같이 스치고 지나는 고객들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게 된다.

 

나의 그 무엇을 하고 싶은가? 본인이 몇살인지는 중요치 않다. 얼마만큼의 돈과 학벌과 인맥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중요한 것은 당신이 하려는 그것에 어떤 사람들이 필요하며 그들에게 당신은 어떤 존재가 될 수 있고, 더불어 어떨게 그들과의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 먼저 생각할 일이다.

 

나를 포함해서 다소 먼 목표에대해 우리는 흔히, 그리고 쉽게 이런 말을 한다.

 1,2년만 고생해서 돈 모은다음 꼭 그것을 할꺼야. 그 기간이 10년이어도 그다지 대단스럽지 않은 것이다.

 

사실, 1년이란 세월의 시간과 어쩌면 한학기 대학원 등록금 또는 1년치 유학비에 해당하는 돈을 잃었다.

엄현히 대치동 카페는 망했다. 그래도 그 와중에 드는 생각은

 

그래도 참 잘망했다는 것이다.

 

이상적으로만 생각했던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업치락 뒷치락 진행하면서, 멀티샵을 꾸려가면서 앞으로 10년을 견뎌 낼 예방주사 같은 고된 경험을 할수있었다.,

어쩌면 앞으로 평생을 함께 할지 모를 친구들과 언제나 사랑하는, 사랑해주는, 그래서 언제나 내편이 되어주는 나래를 만났고. 또한 스스로의 삶을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 할지를 깨닿게 되었다.

 

합리화다.

 

다만, 이곳에서 사람을 얻었고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만들어낸 지금의 이 책과 진행중인 다른 프로젝트들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경험해 가고 있다.

 

그렇게 대치동의 그흔한 카페는

지난1년동안, 그리고 앞으로 내삶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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