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오페라단과 미래고객, 그리고 수요 다변화
그는 상세한 정보 모음집을 교사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오페라를 보러 오기 전에 학생들이 사전학습을 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이 정보 모음집은 '토스카' 공연을 보기 전에 사회교사가 학생들을 학습시킬 수 있도록 나폴레옹 시대를 거치는 동안 이탈리아 도시국가의 역사에서 오페라속 이야기가 어떤 맥락을 지니는지 설명한다. 또한 영어교사에게는 베르디의 오페라 '폴스태프'와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서로 비교한 자료를 제공한다.
로렌조는 교사들과 협력하여 학생들에게 오페라를 본 후 감상문을 쓰게 하거나(영어수업), 받은 인상을 그림으로 그리도록 하거나(미술수업), 오페라에서 묘사된 갈등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케 함으로써(역사수업) 학생들이 오페라에 반응을 보이도록 했다. (357p)
에이드리언 J. 슬라이워츠키 & 칼 웨버 지음, 유정식 옮김 '디맨드 Demand - 세상의 수요를 미리 알아챈 사람들' 중에서 (다산북스)
미국의 시애틀 오페라단(The Seattle Opera). 클래식 음악의 미래 고객을 성장시키기 위해 수요의 다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인상적인 조직으로 저자가 꼽은 단체입니다.
"시애틀의 비밀병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놀라운 재능을 가진 전직 고등학교 교사가 개발한 여러 개의 공연 프로그램들이다. 페리 로렌조에 관한 이야기는 어떻게 한 개인의 열정이 일종의 바이러스처럼 '한 번에 한 명씩' 전염되다가 결국 도시 전체를 감염시킬 수 있는지에 관한 사례 연구의 대상이기도 하다."(355p)
시애틀의 한 고등학교에서 인문학을 가르치던 페리 로렌조. 그는 1990년대초 시애틀 오페라단의 총책임자인 스파이트 젠킨스에게 스카우트되어 신설된 '오페라 교육' 부서를 맡았습니다. 이후 로렌조는 '제품 다변화 전략'을 통해 미국에서 가장 적극적인 오페라 관객층을 시애틀에 만들어냈습니다.
위에서 소개해드린 '미래 고객'인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 교사와의 공동 프로젝트도 그 중 하나입니다. 지금의 시애틀 오페라단 회원과 직원들 중 많은 이들이 열여섯의 나이에 로렌조의 아이디어에 이끌려 오페라에 빠진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로렌조의 이 프로그램을 보며 '고객'에 대한 생각을 해보기 이전에 무엇보다 고등학교에서 오페라와 연관지은 영어,미술,역사수업을 받을 수 있는 그들의 환경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로렌조는 더 어린 초등학생들을 위해 '오페라가 학교에 간다'라는 프로그램도 기획했습니다. 성악가, 연주자, 연기자로 구성된 예술가들이 학교를 방문해 1주일간 지내면서 60명의 5학년 학생들과 함께 한시간짜리 '진짜 오페라'를 제작하는 교육입니다. 60명의 학생들은 1주일 후 전교생과 가족, 주민들이 모인 자리에서 오페라를 공연합니다. 기존의 고객 너머에 존재하는 고객들에게 다가감으로써 시애틀 지역 전체가 음악 애호가로 채워지도록 유도했다는 평가를 받은 프로그램입니다.
'미래 고객'과 '수요 다변화'에 대한 시애틀 오페라단의 사례. 이 이야기를 통해 내가 속한 조직의 '고객'과 '수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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