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과 앞사람이 주문한 음식이 일치한다면 그것으로 즐겁고, 만약 생각하지도 못한 음식을 먹게 되어도 그 나름대로 즐겁다. 다른 누군가에게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해 선물한다는 의미에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카페를 매개로 앞사람과 나, 그리고 나와 뒷사람이 일시적으로 연결되고 교감한다는 사실이 소셜네트워크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흥밋거리가 되기도 한다.
카페에서 자신이 주문한 음식만 먹는 게 아니라 앞뒤 사람과 관계를 맺고,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는 동시에 선물을 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무엇을 먹게 될지 모르는 의외성에 흥미를 느끼는 등 여러 요소가 결합하는 셈이다.(87p)
김용섭 지음 '라이프 트렌드 2013 : 좀 놀아 본 오빠들의 귀환' 중에서 (부키)
일본 치바현에는 특이한 카페가 있다고 합니다. '가시와 미스터리 카페'. 여기서는 주문하고 계산한 사람이 그 음식을 먹지 못합니다. 대신 그 다음 사람이 내가 주문한 음식을 먹는다고 하지요. 나는 내 앞사람이 주문하고 계산한 음식을 먹습니다. 무얼 먹을지 모르니 카페 이름도 '미스터리 카페'입니다.
카페이니 음식 값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고, 이 주문 과정에서 '큰 손해'는 보지 않을 겁니다. 일단 내가 무얼 먹을지 모른다는 현실이 재미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생각치도 못한 음식을 먹게 되거나 반대로 내가 원했던 바로 그 음식을 먹게되면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겠지요. 무엇보다 모르는 사람과 주문한 음식을 매개로 의외의 '관계'를 맺게 되고 대화를 나누게 될지도 모르니 그것 또한 흥미로울 수 있습니다.
이 카페가 얼마나 잘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새롭고 흥미로운 카페이지만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카페'가 등장했다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관계'를 이런 형태로 기존의 상품과 서비스에 결합해 제공할 수도 있다는 생각... 우리 사회 트렌드의 한 단면이자, 우리가 이 카페에 주목해볼 가치가 있는 이유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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