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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ink normal
느린 날들이 모여 멀어져간 오늘../28세 자서전.

1 그 흔한 희망사항

by 청춘만화 2011. 3. 11.















think normal 004

그럴싸한 얘기 하려는 게 아니야.
정말, 그런 얘기를 들려주고 싶어.










1 그 흔한 희망사항

 

여느 대학생이 그렇듯 대학교 졸업하기 전부터 나만의 책을 쓰고 싶었다.

고교시절 문학 동인회 활동을 하면서 어렵풋이 습작했던 시와 수필들과 주워들은 잠언 또는 어설픈 사진 몇 장 따위를 모아 나만의 책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의 지나가면서 하루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우선 순위는 하나둘 바뀌기 시작했다. 학비를 아끼려면 학교를 나와 한시라도 빨리 취업을 해야했고 취업을 해서는 빨리 돈을 벌어 독립을 해야했다. 그렇게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올려 의상학과 여느 남자들과 같이 나만의 브랜드를 런칭하고 또한 자랑하고 싶었다.

그리고 계속되는 2년간의 직장생활은 일상의 반복이었고, 학창시절 세웠던 10년 장대한 계획의 계획과 목표들은 그 흔한 술자리 옆 테이블에서에서 이름도 모를 사람들의 수다들처럼 너무나 가볍고, 어리고, 또한 철없던 어린시절 꿈처럼 하나둘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단지그리고 내겐 시간이 없었고, 항상 쫓기고 있었다.

지금의 형편을 명분삼아 계속해서 미루거나 포기하거나 바뀌고 있던 것이다.

 

헌책방에 쪼그려 앉아 그날의 날씨만큼이나 꾸물거리는 주인아저씨의 쌀쌀한 눈치를 살피며 이런 지난날의 생각을 돌이켜하게 된 구절이 있다.

- 독서의 시간도 중요하지만 사색의 시간 또한 매우 필요하며, 많은 책을 읽기보단 한 권의 책을 써보는 것이 좋다는 구절과

-  thingking different 가 아니라 action different.

반복되는 어쩔 수 없는 일상과 상황에 덮혀있던 지난날의 고민들은 쌀쌀했던 그날 이후 단도직입적으로 내게 따져뭍기 시작했다.

넌 지금 네가 무엇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

 

 

그렇게 잘다니던 회사를 나오면서 난데없이 카페에 취업한다고 하자, 송선배 내게 이런말을 해주셨다.

넌 충분히 어려. 네 나이 또는 그보다 많은 나이에 대학을 들어가는 친구들도 수 없이 많으니 말야. 그들이 만약 너를 본다면 어떻겠어. 다만 서두르려하지 말고 천천히 찾아. 이미 충분히 빨라. 그러니까 얼마나 빨리가 아니라 어느 방향으로 가는가가 중요해. 그렇지 않으면 항상 지금 하고있는 후회와 기약없는 아쉬움만 안고 살아가야만 해. 무엇이 되거나 하고 싶은지보다 왜 그것이 하고 싶고, 해야하는가가 중요해. “

(늘 감사하고있는 송선배가 오랫동안 해주신 말을 한줄로 옮겨 적었다.)

 

긴 시간 동안 잊고 있었다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어느 위치에 올랐을 때 무엇을 할 수 있거나 누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보다 그 자리까지 가기 위해 지금 나는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고 그리고 그곳에 이르고나서 무엇을 다시 시작하고 꿈꿀 수 있는지를 명확히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책상앞에서 세우고있는 계획이란건 그저 아이디어 의 나열일 뿐이다. 그저 희망사항의 목록이다.

 

그 희망사항의 목록을 싹으로 틔우고자 한다면, 열심히 보다 어떻게 열심히인가를 생각해야하고 얼마나 분주한 삶을 살았느야가 아니라 뭐하느라 그러게 분주했는지를 돌이켜 보아야 한다.

 

오늘 하루 얼마나 바쁘게 일에 쫒기고 그렇지 않고는 중요하지 않다.

피곤하다거나 힘들었느냐 또한 아무런 문제가 되질않는다. 다만, 무엇을 했고 왜 했고 어떻게 했으며 또한 매순간 그로인해 만족과 행복을 느낄 수 있었느냐 와 그 바쁜 순간 순간에 얼만큼의 자신의 소중함과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는가와 그 과정에서 주변인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느냐가 중요하다.

그것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나의, 하루 하루를 만들어가는 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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