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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날들이 모여 멀어져간 오늘../28세 자서전.

프롤로그 : 그 흔한 28세 사내아이

by 청춘만화 2011. 3. 11.















프롤로그 : 그 흔한 28세 사내아이

 

지금 생각해보면 예고진학 포기가 첫 발단이다. 까닭은 특별하지 않다. 남들과 같이 그 흔한 이유이다. 가정형편. 정말 흔한 경우이다. 그렇게 보통의 인문계고등학교를 진학하고 어쩌다 잘 나온 수능성적 덕분에 문과생이었던 나는 장례가 유망하다는 이과계열인 정보통신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하지만 대학생활은 꿈꾸던 그것과는 확연히 달랐고, 때문에 일찌감치 군대에 입대하게 되었다. 그리고 남자라면 있음직한 그 흔한 일이 내게도 벌어졌다. 군대에서의 생활이 내 생각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는 것이다. 덕분에 전역후 의상학과로 전과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것이다. ‘신세나 형평 탓을 하며 주변인들을 위하는 척하면서도 스스로에게는 너무나 무책임한 소극적 생각과 행동은 이제 그만이다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진작에 배우고자했던 서양화도 복수전공했다. 그 생각의 변화는 수많은 안되는 이유와 불편한 현실속에서 패션,서양화 뿐만아니라 조형,조소,컴퓨터그래픽, 서양화, 퍼포먼스등과 같은 예술계열을 수업을 맘껏 들을 수 있었다.

 

졸업을 1년 남기고 겨울방학, 무턱대고 서울 신당동 옥탑방으로 이사를 왔다. 시급3500원 디자인실 인턴을 했다. 그렇게 시장을 돌아다니고 눈넘어 선배들의 회사 생활을 옅보면서 브랜드는 단순히 이쁘거나 가격경쟁력으로 될 일이 아니란 걸 알기 시작했다. 또한 CEO는 각자 입장에 충실한 부서별 직원들이 서로 조율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어야 한다는걸 알게 되었다. 그렇게하려면 성품만 가지고 될 일이 아니었다. 진정으로 그런 삶을 살아보아야 할 일이었다.

 

그렇게 신규브랜드에서 영업사원으로 입사를 했다.

1년 남짓 일을 하면서 이게 세상 살아가는 것이구나, 라는걸 생각하게 되었다.

사회에서 난 이었고 사십 평생 번 돈으로 빚을 내가며 얻으신 아버지 뻘의 매장 점주님들은 단지 이었다.

매장에서는 매출이 인격이란 말과 그에 따른 대우를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고 그렇게 밖에 못하면서 많은 가슴앓이를 해야만했다. 물론 필요와 충족에 의해 만난 관계였지만, 살다보면 무엇을 드려도 아쉽고 또 미안한 분들이 있지 않은가.

그 분들을 만나면서 회사는 결코 똑똑한 운영자들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말 많은 사람들의 생존과 삶의 귀한 시간들이 모이고 쌓여서 이뤄지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머물던 회사는 작은 회사였다. 하지만 그와 함께 운영되는 협력업체는 서른곳이 훨씬 넘었고, 거래 액수 또한 매월 수십억을 웃돌았다.

초창기 한국의 산업기반이 수 많은 산업중에 왜 섬유 의류 공장으로 이뤄졌는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옳고 그르고를 떠나 나만의 살아가는 방향을 잡게된 것은 군대생활 덕분이었다. 비록 누군가를 죽일뻔했고 외로웠고 무감각했전 22개월의 시간이었지만, 어찌보면 비합리적이다 라고 내뱉을 수 있는 혼자만의 지루하고 반복되는 생활과 시간속에서 점차 외로움에 익숙해지는 방법을 배웠고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에 결코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말해 스스로를 조금만 더 안다면. 올라보지도 않고 못 오를 나무라 판단하여 지례 포기하거나, 굳이 오르지 못할 나무를 맨손으로 오르려다 다치게되어 스스로 얼굴을 붉힐 필요가 없어진다. 나무에 열린 과일을 거두는데 꼭 두손과 두발로 민첩하게 기어서 올라야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난 늘 하고 싶은데로 살아간다. 다만, 정말 그것을 내가 원하는 것인가?

, 그것이 주는 멋진 배경이 좋아, 남들에게 뽐내고 싶은 것은 아닌가?

내가 원한다면 왜 나는 그것을 원하게 되었는가?

라는 생각을 그것을 준비하면서도, 진행하면서도, 마치고 나서도. 늘 생각한다.

 

항상 하고 싶은데로 살아가는 나를 보며 적당한 친분과 안면이 있는 보통의 주변인들은 약속이나 한듯 넌 잘할까야, 넌 잘하니까 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했다. 적당히 친한 누군가가 적당히 알고있는 누군가에게 쉽게 할 수 있는말. 때문에 넌 잘 할꺼야라는 말처럼 무관심하고 스스로를 외롭게 만드는 말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만들어갈 때도 그런 태도였다. 상투적인 구경거리였다. 적당한 거리로 잘되면 거봐 넌 잘하니까라고하면 그만이고, 잘 안되면 거봐 넌 너무 이상적 으로만 생각하는거 같아. 현실적이지 못한거 같아 라고 하면 그만인 문제이다.

 

물론, 다른이들의 말은 모두 다 수렴한다. 하지만 그로인해 최초의 결정을 번복하는 일은 없다. 다만, 어느것보다 마음에 걸리는 점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책을 쓴다는 것에 가타부타 옳고 그르고를 잘하고 못하고를 판단하기 전에 스스로 깊지 못한 앙상한 바닥을 내보이는 것이 아닐까하는 걱정이다. 또한 시작에 조차 포함되지 않는 지금의 과정에서 내게 가장 두려운 것은 스스로 위축되거나 스스로 지쳐서 포기하진 않을까 하는 것이다.

 

중요한건- 꿈이 아닌 목표이고 또한 열정보단 의지였으며,

주변의 사람의 관심 보단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었다.

스스로를 의심하거나 불평만 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어떤 행동을 취하든가 아니면 잊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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