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계약과 인테리어
080808
- 결과는 선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 있다.
- 돈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지만 그 시절 그 경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다.
고민끝에 결국, 계약을 완료했다.
군입대를 앞두고 했던 병역특례와 육군 현역입대 사이를 고민하던 시간과
그 결정, 후회도 없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나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금의 고민과 선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익률을 보고 시작하는 것은 그저 한철 장사일 뿐이다. 수익은 그저, 시대의 흐름을 타고 또한 그것은 의타적일 뿐만 아니라
주체적인 그 어느것도 아니다. 뿐만 아니라 흐름에 맞춰 스스로를 바꿔야하기 때문에 늘 뒤따라가야 하며
나중에 가서는 계속해서 변하는 성질의 것이기 때문에 그 동안의 오랜 경험들이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리스크로 다가오거나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익중심의 시장성보다 본인 또는 함께하는 동료들의 작가들과의 공동 성장성이다.
080815
걱정하는 것은 첫째. 마스터베이션이
아니길 바라는 것이고 눈앞의 소유욕에 사로 잡힐까 두려운 것이고 그것이 내 발목을 오히려 옭아 메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도한 예행 연습이라 하는 이도전이 오히려 앞으로의 성장에 벽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내게 필요한 사람은 실력자 또는 스폰서와 같이 의지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꾸준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쓴소리를 마다하지않고 조건과 격려를 나누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유연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080831
오늘은 늦게 일어났다.
어머니께서 오셔서 창문 밖에서 아들을 부르셨다. 오신 후에도 몇시간 동안을 잠에 취해있었고 점심때가 되서야 일어날 수 있었다.
그동안 어머니께서 밥을 그리고 청소와 설거지, 빨래까지 도와주고 계셨다. 출근 시간이 되어 무거운 발걸음으로 매장으로 왔다. 어머니의 표정은
밝지 못했고, 나 또한 말을 잊지 못했다. 조심스레 물어보시는
어머니의 몇가지 우려석인 질문에, 그런건 뻔히 알고있다듯, 다
알 고있다며 오히려 다그쳤고 나의 그 짧은 철없는 말대답으로 매장엔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얼마가 지나서
그만 나가자고 말했고 어머니는 그냥 말없이 나오셨다. 그냥 가시겠다는 분을 다시 집으로 모셨다. 오는길에 빵을 샀다. 대신 계산하기위해 어머니께선 예전 같은 지갑이
아닌 주머니에서 다 튼 손으로 돈뭉치를 꺼내셨다. 집에 와서 빵을 먹으면서 겨우 말을 이었다. 나의 일방적인 말들이다. 힘들다는,
대책이 안 선다는, 그런 하찮은 푸념과 가벼운 하소연 따위들은 어머니가 가시는 길까지 계속되었다.
인테리어를 크게 손을 봐야할 것 같고 예상치 못하게 돈도 계속 들어 갈
것 같아 힘들다고. 직장생활 할때 만해도 부모님 용돈은 못드려도 식사 한끼 정도는 대접할 수 있을 텐데
생일날 또는 그 주말에 내려가서 비싸진 않더라도 옷 한벌은 사 드릴 수 있었는데 라는 생각을 하는데 문득, 어머니와의
대화중에 계속해서 손을 주무리고 계시다는걸 알아챘다. 터널 증우근이라고 하셨다. 계속해서 손이 절이는 증상이고 수술도 해야한다고 하셨다. 몇달..아니, 몇일이라도 쉬어야 하시는데 그렇지못한다며 걱정을 하시면서
지나가는 소리로 아버지가 하고 싶어했던 사업 말씀도 하셨다. 고개를 떨구면서 어머니의 발을 봤다.
순간, 아까 매장에서 돌아오는길에
정류장에서 한 아주머니의 곱게 단장한 발을 찍었었는데 이렇게 눈앞의 상처투성이에 물집마저 군데군데 있는 가슴아린 어머니의 발에 가슴이 내려앉았다.
역시, 나만의 욕심인가. 문득 동생 생각이 난다. 남들은 놀러가거나 공부하러 간다는 호주에
가서 몸 아파도 약사 먹기도 빠듯하게 일하고 있는 내 여동생..
어머니를 배웅하고 매장에 다시 나왔다.
앞집에는 사람이 참 많다.
‘아… 난 어쩌지…’
그러고있는 중에 학교 선배가 다녀갔다.
형도 매장을 보곤 날 안타깝다는 눈빛으로 나를 대했다.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싶어 이리저리
분주하게 돌아다니면서 이렇게 하면 어떨까? 저렇게 하면 어떨까? 하고
같이 고민해 주었다. 그리고 몇몇의 팁을 주었고 형이 돌아간 후 자리배치를 그렇게 바꾸었다. 좀 나아진것도 같다.
계속해서 커피를 만들고 있다. 그나마
커피향이 내 어께를 토닥여 주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머신에 물이 다 떨어쪘는지. 갑짜기 추출이 안된다.
‘쳇- 뭐 이런식이라니까…’
결국 컴퓨터 앞에 앉아 이렇게 자판을 두드린다.
한참을 쓰고 있는데 늦는다는 S형의
전화를 받았다. 매번 형은 걱정되어 내게 전화를 하지만 난 자꾸 투정이다. 전화로 말 만하지 말고 어서 와서 도와달라고, 일은 내가 벌려놓고
가족도 친척도 아닌 그렇다고 당장 동업도 아닌 형한테 매번 짜증과 투정을 부리고 그러고보면 그걸 다 받아주는 형에게 너무 감사하기도 하면서 한켠으로는
너무 미안하다.
어쨋든 내일은- 아침 일찍 을지로에 가서 수도를 사오고 매장에서 배관을
마무리하고 새콤 설치, 인터넷
전화 마무리, 사업자등록, 인테리어 만나고, 바와 칸막이, 아씨바 높이 조절에 대한 견적을 알바봐야한다.
080907'
피곤하고 힘들고 지친 한주였다.
세상살이란 결국 혼자이다. 하지만
함께가 아니면 살 수 없는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홀로 선다는건 칠흙같은 어두운 삶에 혼자 있음을 인정하고 그로인해 체념하며
사는 것이 아니다. 물론 선택은 스스로 혼자 하는 것이다. 또한
행동도 혼자서 해야한다. 하지만 곁에 누가 있고 있어주고 또한 스스로 그들의 존재가 있음을 인정하는
순간, 미쳐 생각지도 못한 탁월한 답을 찾을 수 있다. 그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물론 중간중간 시장도 무거운 짐도 아이템 구매도 일정을 잡는 것도
페인트 칠과 가구 제작도 스스로 해야했고 그래서 외로웠고 수십번 포기하고
싶었고 도망가고 싶었다.
무섭다.
계속되는 지출과 결제를 하는 과정에서 문득문득 오바이트가 올라온다.
그러면서 더욱 망설여지고 내의도는 철저히 시장논리에 의해 묵살
되거나 또는 변질되기 일수였다.
'느린 날들이 모여 멀어져간 오늘.. > 28세 자서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7 상상력, 그 다음 (0) | 2011.03.11 |
---|---|
1) 준비 : 꿈을 목표로, (0) | 2011.03.11 |
3) 개업 (0) | 2011.03.11 |
4) 100일 (0) | 2011.03.11 |
5) 반년 그 이후 (0) | 2011.03.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