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00일
어제 오토바이 교통사고의 후휴증으로 온몸은 쑤시는데 파티준비 때문에 갔던
코스트코에서 엘리베이터가 고장이다. 5층인데, 몸은 방치로
두면됩니다.
081228
오랜만에 일기를 쓴다.
가게 문을 연지 어언 100일이다. 정신이 없었다.
간혹 정신을 차릴때쯤에라도 잠시, 그러니까
결국 혼자 가만히 있고 싶었던 것 같다.
물론 일기를 쓸까? 하는 시간도
물론 있었음에 분명하다.
그런데 왠지 꺼림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미 지나버린 시간들에 대한 추억 또한 버거웠던것 같다. 이렇게 손님이 없고 전기를 아끼기위해
온풍기를 틀지 전기 온열기라도 틀지를 고민하다가 결국 무릎위에 담료로 만족하며 이렇게 몇자를 남긴다.
바빴다.
일손이 모자랐다.
사고가 났다.
몸이 아팠다.
돈이 없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럴 핑계들을 댈 것 같으면 애초에 문을 열지도 않았겠지만… 또한 늘 누구에게나 문제파악보단 해결능력이 중요하다.
또한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그리고 어떻게 바라 보느냐가 중요하다고 스스로는
물론 타인에게도 말했지만 100일이 지난 지금, 난
그저 허풍쟁이었다.
100일이라는 시간을 꾸려온 것이
아니라 질질끌려 버텨내기만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스스로가 부끄럽기만하다.
권태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보다 능동적이길 원했고 보다 창의적인 생각과
목표를 이뤄가길 바랬던 내가, 길다면 긴 기간동안... 단, 한권의 책도 끝까지 읽지
못했고 열흘이 넘게 일기를 이어 쓰지도 못했고 100명이 넘는 지인들과의 연락도 끊고 있었다.
앞으로 100일이 넘어 반년
일년이 넘도록 가게가 유지 된다 한들, 결국 하루하루 살아내고 써버리는 하루살이 밖에 되지 못할 것을...뭐 잘랐다고 주변사람과 스스로의젊은 날을 희생하며 번거롭게 이 따위 가게를 차렸는가...하고 고민을 한다.
이 작고 작은 가게가 생기기위해 그 위태 위태하고 초라하며 앙상하던 매장을
조금이나마 아늑하게 만들기 위해서, 나는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했고
이용해야 했으며 또한 미워하고 사랑하게 되고 그리고 이별해야만 했다.
능동이 아니라 수동형으로 적은 것이 어쩌면 비겁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보다 더 솔직할 수 있는건...그들에게
정말 미안하다는 것이다. 잊을 수 없는 인연인데 말이다...
요즘같은 시대엔 선택은 없다.
단지, 선택을 함으로써 생기는
더 많은 기회에 대한 포기만 있을 뿐. 그들을 선택하고 또한 포기하는 동안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리고 스스로 선택하고
보내온 시간 이후에 남은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나는 이제껏 무엇을 이루었는가. 또 지켜낼 수 있었는가..
100일 파티를 어제 했다.많은 분들이 왔다. 약간의 술과 음식이 모자랐다.
중간에 눈치껏 빠져주시는 분과 어색하지 않도록 재미있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주시는 분과 마지막까지 남아 정리해주신 형,누나,손님으로 알게 됐지만
이젠 누구보다 고맙고 소중한 동생들이 너무 고맙다.
090110_2
글 하나를 올리려다 우연히 개업 초기 사진을 찾았다.
인테리어는 다 안끝났는데 개업 예정일은 넘어가고..
뭔가를 남기고 싶은 맘에 다급히 설정으로 찍은 사진...
참... 내가 힘들다고
말할때
누군가 내게 처음 시작할 때를 생각하며 초심을 잃지 말라고 말하면 난
이렇게 말한다. “ 전
개업 이틀전에 다 접고 도망가려고 했답니다. “
부끄럽지만 그게 내 초심 이었다.
그렇게 한달은 속을 태우고 그리고 두달째는 교통가 사고가 나고 세달째에는 다시 혼자가 되고 그리고 2009년이 왔다.그리고 이렇게 열흘이 지났다.
처음 시작때를 떠올리면 어떻게 1월까지
버텼는지..
가끔, 속도 모르고 남들이
어린나이에 어떻게 했냐며 운도 좋다고 말할때면
난 항상 그렇게 말한다. 난
한번도 운을 염두해 둔 적이 없다고 그러면 정말 속도 모르는 그 사람은 또 이렇게 말한다. ‘넌 참
편하게 살았구나.’
객지 생활을 하면 참 외롭다.
미치도록.. 쩔고 쩔고 쩔다가 어느 순간, 외로움에
멍 때리는 순간이 온다.
그때가 온 것이다. 스스로
갑내해야 함을 알게 된 것이다.
정말 아무도 없다. 정말 혼자다
혹여, 누군가가 이해할수있다 말 했다고
설마, 누군가가 사랑한단 얘기를
했다고
결코, 속마음을 드러내면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될 때가 온 것이다.
사고가 나서 길바닥에 내 팽겨쳐져 있을 때도
손가락에 벤 상처가 열흘째 아물지 안을 때도
착찹함에 방구석에 박혀 혼자 소주를 빨 때도
결코-
보여주면 안된다.
안다
왜
안되는지
그런 순간이 있다.
무섭지않고
불안하지않는
그저- 가끔,
가슴이 싸하게 내려앉는
쌉싸름함과 약간의 떨림...
090111
지금 내게 가장 힘든건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망하는 것이다.
이렇게 멍하니 가게에서 지켜보는게 참 힘들다.
자릴 비울 수도 없으니 몸으로 여기저기 영업을 뛸수도 없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니 물새듯 하는 광고를 지속적으로 하기도 힘들고...
이렇게 멍하니 지켜보며 망해가는게 정말 힘들다.
사람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나란 사람의 그릇이 너무 작아서 담지를
못한다. 전략도 상품도
입지 조건보다도 중요한게 바로 사람인데 그래서 시작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만들고 서로 맨토링을 하려던 젊은 이들의 열정으로 고착된 기득권에 대항하려던 이 인큐베이터는, 너무
좁아...사람들은 하나 둘 빠져 나가고 그들이 빠져나간 자리엔 상처만 남아 다른 이들까지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물론 후회는 없다.
지금 내가 겪은 이 경험들은 결코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이고
누군가가 가르쳐 준다고 이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지금의 내 그릇이 너무
작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는 것이다.
think
normal... 023
바보들은 항상 최선을 다한다.
바보들은 늘 누군가를 동경하고
부러워한다.
바보들의 형편은 언제나 넉넉치
못하다.
바보들은 항상 바쁘다.
바보들은 명분을 따른다.
문제는 그 명분이라는 게 본인이
속한 집단을 대변해 주는 입장이라는 점이다.
바보들은 외롭다
바보들은 슬프다.
바보들은 세상을 비판하거나 세상을
등진다.
시대를 탓하고 경제를 탓하며
상황을 탓한다.
성실한 셀러리 맨이 있다.
그는 정말 성실하다.누구보다 일찍 회사로 출근해 일을 하고 누구보다 늦게까지 남아 자리를 지킨다.
하지만 그는 오늘 아침에도 시간이 없다며 밥 대신, 빵 조각을 입에 넣으며 이젠 그만, 빵이 아닌 밥을 먹고 싶다며 혼잣말을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꿈은 결코, 꿈 꾼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이제 그만, 그 입 다물고, 시작해라. 바로
지금-
090115
외롭다... 그래, 안다.
그 흔한 외로움일뿐이다.
살아오면서는 물론이겠거니와 매장을
오픈하고 나서도 수없이 지나친 시간
중 하나일 뿐인 외로움이다.
그렇다. 지금의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거나 아파하는 것 들은..
다 그런 흔한 또는 흔했던 것들로 이뤄진 것들이다.
나만 그럴지도, 나만 동떨어진
그런 부류일지도 모른다.
어쨋든 그렇다는 것이다.
세상 물정이 어떻든
세상 경기가 어떻든
세상 사람이 어떻든
나는 외롭다.
오늘은
그 흔한 외로움에 두통까지 나를 괴롭힌다.
090115 2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은데...사실
난 어느 순간부터 사랑하는 방법을 잊었다.
나 스스로도 감당하기 벅찬 하루이고 또한 살아가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지난 사랑들은 다, 호된 경험이었다. 한번도 아니고 세번이었다.
아니 매번일지도 모른다.
점차, 방어적이되었다.
발로 차면 넘어지는 화분속 선인장일 뿐이었으며 그래봤자 손가락으로 건드리면
소스라치게 놀라 주랭낭을 놓는 고슴도치와 같다는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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