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종종 이런 질문을 듣는다.
"기획자가 개발까지 알아야 하나요?"
난 뭐, 명문대를 나오거나 대기업이나 남들 다 아는 스타트업에 재직 중인 것도 아니라
'기획자가 개발도 알아야 하나요?'와 같은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하는게 적절한지, 또는 효율적인지, 그들이 원하는 대답이 뭔지 잘 모른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그 문제가 뭐든 변치않는 정답은 없다. 단지 서로의 입장만 있을 뿐이다“라는 주의라서..
그래서 이런 질문엔 그냥, 만약 다른 상황에서, '당신이 라면, 타인에 대해 무엇을 기대할 것인지?' 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물어보는 것으로 그 대답을 대신한다.
"oo님은 혹시, 웹디자이너가 웹에 대한 개발 지식이 필수라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상관없다고 생각하나요?"
그리고 종종, 개인적인 질문도 받는다
"무슨 개발 공부를 이렇게까지해? 전직하려고?"
그럼 나는 이렇게 답한다.
"난 그냥, 궁금해섴 ㅋㅋ 그리고 신기하고 재미있잖아?! 넌 어떤데?"
2.
누군가는 궁금해서 '그냥-하는 일'이
누군가에겐 '해야하나/말아야하나' 또는 '비/효율'과 같이 '택 일'의 옵션이 될 수도 있다.
가볍게 던진 질문에 구구절절 2절까지 말하지 않았던
조금 더 개인적인 의도와 욕심을 포스팅으로 대신 해본다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ㅋㅋㅋ) ...
기획자? 디자이너? 누구든, 단순히 직장인 아닌,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서 필요한 것은 족보와 같은 레시피(서식 또는 원칙)가 아닌, (외부에서 제공하는 )사건의 원인과 의도 그리고 (내부/개인의) 자발적 동기부여 또는 의욕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하면 업무의 효율을 기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오히려 더 일반화의 오류만 가중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what이 아닌, why와 how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집중을 할 수 있다면, 언젠가 너무 당연히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변칙상황에서도 '턱-' 막히지 않고, '탁-' 하고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음을 기대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늦게나마) ’아!‘하고 공감하고 이해가 되는 시기를 마주할 수 있게된다.
재료 자체에 관심을 갖고 애정한하면 고정된 레시피에 한정된 메뉴 중 하나가 아닌, 더 다양한 풍성한 메뉴를 만들어 낼 수 있듯 우리가 만들고자 하늠 제품도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제품의 방향이 박리다매가 아니라면 가격과 딜리버리 시간에 대한 고민은 이전보다 가벼워지거나 우선순위가 낮아지게 마련이다. 다시말해 시장 또는 경쟁사의 가격, 이벤트에 따라 철새와 같이 이동하는 '가성비' 고객이 아닌, 스스로 구독하고 북마크하는 ’가심비‘ 고객에 집중하고 소통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는 등 과 같이 오히려 더 유연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기대할 수 있게된다.
3.
그 흔힌 카페 사장님 중에도 커피를 못마시는 사장님(바리스타)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그 와중에 돈을 많이 버는 사장님들도 많다. 그렇다. 그게 현실이다.
진정성과 효율성 그리고 수익성 사이에는 적당한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어도 결코, 이들의 관계가 인과관계가 될 수는 없다.
주어진 일이 있으면 그건 당연히 그 일대로 소화하고
그 외적인 초과 범위는 그냥, 내 기준에 맞춰서 한다. 여기에 효율과 업계 커트라인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이번 포스팅의 제목이 ‘기획자가 개발까지 알아야 하나요?‘에 대한 매우 지극히 주관적인 무명인의 답변이다.
단지 본인이 궁금하면 하고. 아니면 굳이 개발까지 안해도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단지 여기서 ’잘‘하다의 기준이 사람마다, 조직마다 다를 뿐이다, 누군가는 최소 학습으로 최대 수익일 것이고 누군가에겐 단순히 개인의 민족일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타인의 평가 또는 인정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이런 차이를 ’핏과 결 또는 온도‘ 정도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어떤 일에 대한 역할, 범위 그리고 태도에 대한 답은 사실, 타인에게 물어보기보다 자신 스스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자신의 업무 또는 학습 범위는 스스로 생각하는 가치(내적 의도와 판단)가 아닌 외부 평가(효율성)를 근거로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때론 정답(문제 해결)보다 문제(문제 인식 또는 태도) 또는 질문 그 자체가 더 중요한 카테고리가 있는데 이 질문이 그렇다.
여컨데 누군가가 ‘요즘 생활비가 넉넉하지 않아 걱정인 상황에서 가족 누군가의 생일이 내일인데 그냥 넘어가도 괜찮을까?’ 또는 ‘배달 음식 용기, 꼭 그렇게 물로 한번씩 다 행궈서 버려야 하나요?’하는 질문은 하면 답을 생각하기도 전에 그 질문 내용 그 자체에 말문이 막히는 것과 같은 질문이 아닌가 하는 것이 (상당히 성급한 개인적 일반화의 오류로 의심되어 미처 입밖으로는 꺼내지 못하는) 솔직한 개인적인 심정이다.
위 일상에서의 예와 같이 이 질문에는, 기획자에겐 문제 해결, wants, 개발 구축 완료보다 사용자의 needs, 제품을 사용하는 여정, 페인포인트에 대한 인식과 공감, 문제 재해석, 딜리버리 트레킹, 퍼널 마인드셋 등 과 같은 부분이 더 중요한데, 그런 측면에 대한 인식이 상당부분 낮은 상태임을 포함하는, 그래서 말문이 막히는 것 같은 씁쓸하고 때론 아쉬운 부분들을 내포하고 있는 질문이다
우리 정답이 명확한 수학능력 시험, 문제 풀이하던 시절은 이미 끝났지 않은가- … ;;;
PS.
요즘은 기획보다 서비스 기획 또는 프로덕트 매니저라는 표현이 많이 쓰이고 있는 것 같다. 서비스 그리고 프로덕트..
그럼, 사용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사용자는 - 본인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선택하고 사용하는 이를 통해 경험하게되는 그 - 서비스와 제품을 기획하는 서비스 기획자 또는 프로덕트 매니저에게 그 제품에 대한 개발 지식에 대해 어느 정도를 기대할까?
맞다. 케바케이다.
맞다. 이 질문은 업계 종사자 또는 회사 선배에게 물어볼 질문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나 본인이 만든 제품을 시용하는(할) 사용자에게 해야할 질문인 것이다.
그 흔한 UX나 그렇게 대단해보이는 심리학은 비단 스크린 속 GUI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마치 넌센스 퀴즈와 같은, 진지하면 진지할 수록 상당히 씁쓸한 질문이다.
PS2. 외워서 하는 기획, 디자인, 개발자의 시대 넘치는 경쟁자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언(feat.후광효과)
..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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