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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날들이 모여 멀어져간 오늘../세번째 아홉

먼지같은 삶

by 청춘만화 2020. 11. 28.

먼지 같은 삶



한없이 가볍지만 모든 것의 시작일지 모르는 그것

어쩌면 공기 중에 먼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먼지가 공기를 잡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사물이나 생명에서 털어져 나는 하찮은 것이 아니라
그 먼지가 만나고 쌓이고 뭉쳐져 만들어진 것이 사물이나 생명 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다 문득 그렇게 별일 아니라는 듯이 먼지 같은 삶을 생각해본다

 

무기력하게 바람에 흩날려 힘없이 떠도는가 싶더니 
어느새 방 한편을 가득 메우는 송화가루처럼 

얇지만 넓게, 하찮게 다가오는가 싶더니

결국 이 한- 몸, 흠뻑 적시고 마는 가랑비처럼

 

끝없는 듯이 뛰다가 넘어지고 또다시 뛰던 지난 마흔,

불꽃이라도 쫓는 줄 알았더니   
일생 불꽃에 쫓기듯 팔랑거리며 먼지만 풀풀 날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앞으로의 마흔에 
먼지 같은 삶을 기대해 본다 

 

누군가의 일상에
누군가의 기억에 

그토록 은은한 먼지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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