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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날들이 모여 멀어져간 오늘../서른 사내의 생각

빈곤 문화

by 청춘만화 2012. 10. 20.


빈곤문화..라...


오늘도 어김없이 스터디를 마치고 홀로 가회동을 거닐다 늘 찾던 카페를 찾았다. 오늘은 컴퓨터를 열지않고 주변에 놓여있던 책들을 주섬주섬 보고 있다. 그러다 문득, '사당동 더하기25'라는 책을 발견했다.. 원지 나와 온도가 맞는 느낌이었다.. 가볍게 들었지만 의자에 앉아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어쩌면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후루룩 읽다가 멈칫했던 부분을 몇자 옮겨본다..





(중략)

오스카 루이스가 1961뇬 <<산체스네 아이들>>에서 '빈곤문화'라는 용어를 만들어 낸 뒤 빈곤 문화는 미국 내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없이 많은 정치적 학문적 논쟁을 촉발했다. 그가 찾아낸 빈곤문화의 속성은 50가지도 넘었다. 잦은 폭력, 역사의식의 결여, 미래에 대한 계획 부족, 낮은 동기 부여, 약한 직업윤리, 약물, 알코올 중독, 혼전 동거, 성 문란, 도박 등등. 그리고 이러한 속성들은 빈곤을 재생산을 설명하는 변수가 된다.

(중략)

금선 할머니 가족이 빈곤 문화 때문에 빈곤해졌다고 할 수는 없다. 적어도 그들 가족의 빈곤의 출발선은 아니다. 빈곤의 출발선을 할머니로 삼을 경우 할머니의 생활양식에는 빈곤 문화호 꼽히는 절제 없음, 알코올 중독, 게으름, 심지어 성적 문란 어느 것 하나도 해당되지 않았다. 빈곤의 시작은 한국 전쟁이었고 월남해서도 집도 남편도 없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데리고 혼자 생계를 해결해야했던 스물여덟 살의 여성 가장에게 아무런 '과부 대책'이 없었을 뿐이다. 할머니는 온갖형태의 장사를 했고 암시장에서 장사하는 불법을 저질러 구속되기도 했다. 자녀는 일찌감치 자기 밥벌이를 했다. 아무리 일을 해도 돈을 모을 수 없었다. 할머니의 자녀들은 특별히 범죄를 저지르지도 요령을 부리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때부터 '빈곤문화'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생활양식이 나타났다. 아이들은 어머니가 왜 월남하게 되었는지 물어보지도 않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손자는 할머니의 가슴이 아플까봐 묻지 않는다고 했다. 이를 역사의식 결여라고 한다면 역사의식 결여이다. 아이들은 돈을 벌기위해 학교를 다닐 수 없었고 결혼할 돈이 없어서 동거부터 시작하였다. 혼전에 임신해서 아이를 낳는, 이른바 미래에 대한 계획 부족이라는 '빈곤문화'는 이들 계층에서 일상적이다. 즉각적인 욕망을 지연할 동기 부여에 약하다고 빈곤 문화 연구자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이들에게 나타난 빈곤 문화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할머니 가족뿐 아니라 사당동과 상계동에서 만난 가난한 가족들의 생활양식은 모두 가난의 원인이라기보다 가난의 결과였다.


- 사당동 더하기 25(조은) 중에서




나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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