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되어 느끼는 점 중 하나는
보통 우리? 가 겪는 대부분의 문제들이
하나의 행위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보다
그 타자의 행위를 꼴 보기 싫어하는 관찰자의 감정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보통의 경우, 그 꼴보기 싫음은 단순한 취향 차이나 상대적 박탈감, 예상치 못한 기회비용 훼손, 그동안 유지해오던 자신(이 속한 조직)의 권위 또는 동질감 유지에 대한 불안 등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더 큰 이슈는
이런 불안은 자신의 주관적 감정 또한 불안해한다. 개인의 불안은 혼자있지 못한다.
그래서 그 감정과 타당성에 대해 동의를 얻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개인의 불안감(본인의 선택과 행동이 '틀렸을 지도 모른다' 또는 과거 학습한 상식에 비추어보면 본인의 행동이 '비난 받을 만한 행동이다')을 해소하려는 과정에서 자신의 주관적 감정을 자신이 속한 조직 내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다시말해 객관적으로 타당함을 증며하려는 시도를 하게된다.
그 대표적인 결과가 바로 뒷담화이다.
오래된 책인지만 시피엔스의 저자 유발하라리는 "인간은 '뒷담화'를 통해서 서로 협력하고 집단으로 상상하고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많은 사람이 협력하기 위해서는 허구를 말하는 뒷담화가 필요했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 '뒷담화 이론'를 바탕으로 인간은 남을 의식해서 '바른 생활'을 하려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간이 생존을 위해 필수불가결하게? 소문이라는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현상에는 동일한 의견이지만 이 소문을 '협력하기 위한' 허구로 묘사되는 것,과 '바른 생활'을 하기 위해 뒷담화가 필요했다- 는 동의할 수 없다.
뒷담화는 고대 자연 속에서 집단 생활을 하는 사피엔스가 생존의 과정 취하게 되는 매우 본능적 행동임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인간이 고대 사피엔스와 같은 행동을 한다면 말그대로 '이 짐승만도 못한 인간아-' 또는 '에이, 사피엔스 같은 인간아' 정도로 불리울만 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인지부조화는 자신이 소위이 소속한 조직 또는 문화에서 학습받고 그렇게 알고 생각하고 있던 소위 상식이 기대하는 행동을 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불안과 죄책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죄책감과 불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매우 극적-상식의 전재를 바꿔버리는-이면서 근본적인 방법을 생각해 내는데 그것이 바로 '소문'인 것이다. 약육강식의 시대를 살고 있던 야생의 사피엔스 기준으로는 매우 본능적이고 영리한 방법인 소문은 현대 사회 인간들의 상식을 기준으로 보면 매우 비겁하고 비인간적인 행동이라 할 수 있겠다.
집단 내 개인의 불안이 심할 수록 입소문과 편가르기는 가중된다. 물론 이 편가르기는 조직내 충성도를 강화시키는 용도로 사용되거나 국가간(영국과 인도, 일본과 한국) 식민지화를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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