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달 전인가?에 그 유명한 골든아워를 읽었더랬다.
메모지를 정리하다가 기억하고 싶어 남겨두었던 메모들 한 장 두 장 넘겨 보다가..
생각보다 자기자신에게 질문할 기회가 없다 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내용에 대한 생각을 나중이 아닌 지금하기 위해 포스팅을 남겨본다.
33.p
새 만년필 펜촉이 갱지를 긁어 내여갈 때와 비슷
참 먹먹한 표현이다. 의사가 환자를 개복하는 순간에 대한 묘사이다. 표현 자체는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감각에 대한 세밀한 표현력은 문학도에 버금가지 않나 싶을 정도이다. 이런 분이 의사를 하면 매 순간 순간 심장이 쫀득쫀득하게하는 순간이 아닐까? 이 글을 읽는 순간 가슴이 퍽- 하고 한대 맞은 느낌이었다.
47.p
중증 외상환자들을 치료하는 것이 내 업인데 환자들은 눈앞에서 죽어나갔다. 살려야했으나 살릴 수 없었다. 필요한 것은 시스템이었다. 그 누구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도 알려고 하지 못해 더 알 수 없었다. 시스템이 없는 것에서 일하며 겪는 허무와 무의미
" IT 회사들은 매일 야근을 한다. 어쩔 수 없다. 시스템을 개발하지만 정작 자신들을 위한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마치 고객사의 홈페이지는 플레시 없이 모바일에서도 잘 돌아가지만 정작 자신의 홈페이지는 아직 예전 그대로인 상태랑 비슷하다고 할까? 기획자로서 나는 그들의 야근을 멈출 수 있어야 했지만 그러질 못했다.
IT 기획을 하면 늘 아이러니하게 생각했던 점은 실제 현실세계에서 건물이 올라가는 속도와 가상 온라인세계에서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속도에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오래걸린다는 점이다. 금액과 규모를 1/N한다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 자명하지만 늘 어쩔 수 없고, 그럼에도불구하고 바꾸고 싶다면 그 자리에서 나와야한다.
125p.
밥벌이의 종결은 늘 타인에 의한 것이어야 하고, 그때까지는 버티는 것이 나은 법이라면 나 스스로 판을 정리하려는 노력조차 아까우니 힘을 아껴라.. 관두게 될때까지 최대한 무감각하게
" 드라마 아저씨 중에 형이 동생에게 하는 대사가 있다.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나오는 순간 끝이다. 가 떠올랐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렇지 않은가. 가슴 팍에 사직서를 꼽고 출퇴근을 하지만 결코 먼저 뽑지 않는다. 재직 중에 이직해야 성공률이 높다고 하지만 비단 그 이유 때문일까-
305.p
구조적인 문제였다. 이 곳마저 대한민국의 여느 분야와 다르지 않았다. 원칙은 무너지고 힘의 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곳에서 우리의 자리는 존재의 지속여부를 가늠할 수 없는 비루한 모퉁이 한 쪽일 뿐이다. 불합리를 삼켜내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여서 우리는 스스로 죽음 가까이에 두는 일이 많다.
" IT 사업은 보통 전년도 9~11월 사업이 만들어 진다. 8,9월이면 담당 공무원들은 업체 영업 또는 대표에게 내년도 예산범위와 규모를 알려주면서 예산에 맞는 사업 아이디어를 요구한다. 단순 어플리케이션 사업은 지양하는 편이다. 만들어도 시민들이 안쓴다는 이유도 있지만 완료보고 할 때 돈 쓴 티가 안나서 라는 이유가 더 맞는 분위기이다. 최근 몇년은 AR 증강현실이나 VR 가상현실을 응용한 어플리케이션 사업은 적지않다. 돈 쓴 티가 팍팍나고 큰 비용의 사업비를 매겨도 누구하나 토달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구조의 문제이다. 시민들이 쓰는 사업이고 세금인데 사업에 시민은 빠져있다. 지방의 공공기관이나 관광지를 방문하는데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이 왠 말이냐.. 차라리 IOC가 더 효율적이지 않은가 싶다. 수억에서 수십억을 매년 그렇게 지출한다. 좋게 말하면 일거리 창출이다. 문제는 국내 IT 업체들이 그런 형태로 돈을 번다는 것이고 국내 IT 인재들이 그런 회사에서 자신의 경력을 쌓고 있고 그들은 그런 쓰지도 않을 또는 쓰기도 힘든 어플리케이션 또는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 매일같이 야근을 하고 틈틈이 공부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산출물들은 하나같이 접근성을 준수했고 어워드에서 수상을 하고 버그도 없고 정부지침을 잘 준수한 산출물들이다. 오류없이 무결하지만 의미없이 무용한 것들인 것이다.
공공기관의 담당자는 3년에 한번씩 바뀐다.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100% 뺑뺑이다. IT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시는 분도 있고 아시는 분들도 있다. 담당자가 바뀌면 후임자는 인수인계를 받으며 업체도 함께 인수인계 받는다. 그 과정에서 뇌물은 없다. 금전적 부정부패는 없다. 다만 업무편의적 부패는 만연하다. 공무원들의 직장생활에 가장 민감한 사항은 민원과 책임소재이다. 때문에 전임가 의뢰한 업체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그대로 가는 것이 상책이다. 책임지고 싶지않다면 말이다. 그리고 발주의 경우도 가관이다. 업체의 기획안 보다는 실적이 중요하다. 모바일 웹, AR, VR과 같은 새로운 분야의 사업이 발주되던 초창기에는 어떠했을까? 당연히 홈페이지 실적이다. 그 지역 업체이면 더 좋다. 물론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가격이지만..
396.p
심각한 문제는 마치 암 덩어리처럼 한번에 조직을 죽이지 않는다. 그것은 천천히 마비를 일으킨다. 마비는 조직을 사망으로 이끈다. 그 책임과 난감함은 다음 사람에게 넘겨진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이미 다른 곳으로 전출하거나 퇴직한 상태여서 쑥대밭이 된 이후에는 책임을 따져 물을 수 조차 없다. 그러므로 문제가 있어도 지금 자리한 이들은 앞날을 걱정하지 않고 제 잇속을 챙기느라 해야할 일을 하지 않는다.
앞에 있는 공공기관의 공무원들이 그렇다. 문제를 제기한 업체는 싸가지가 없거나 괘심하다는 이유로 눈밖에 난다. 서울에 있는 실력있는 업체가 지방 사업을 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제도적으로는 지방 업체를 보육? 양성하기위한 스크린 쿼터 같은 제도라고 하지만 현실은 아니다. 지방 업체는 싸다. 게다가 해달라는데로 다 맞춰준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그게 가능하냐 불가능하냐 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 태도가 관건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고지식?하면 그걸로 끝.
399.p
진실과 거짓사이 정치와 정리사이...
직장과 직업은 다르다. 생계는 특히 처자식은 모든 정의에 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전 정권의 불합리에 촛불을 들다가도 우리집 부동산에 세금이 오르거면 등을 돌린다. 직원들 월급을 올려줘야해도 등을 돌린다. 전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이며 휴전 상태인 국가가 종전선언을 하더라도 내게 이득이 적으면 등을 돌린다. 물론 적으면은 상태적인 기준이다. 그 상대적 박탈감이 들어도 사람들은 등을 돌린다. 공공의 적이 없는 순간이면 저마다의 기준으로 다 등을 돌린다. 정의 따윈 없다. 내 이익에 손해가 없으면 살기 좋은 세상이다. 배려를 생각하기엔 오늘 하루가 너무 팍팍해져버렸다. 물론 이 또한 상대적인 박탈감이라는 점이 가장 어려운 문제이다.
이러한 박탈감이 작금의 현실에 들어 찬 까닭은 첫 맞벌이 부부세대와 그 자녀들 세대로 구성된 비중이 대다수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뇌피셜이다.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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