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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워지기/문장 발효 과학

북 | 데이터 사회 비판-이광석 (feat. Human Experience)

by 청춘만화 2023. 4. 24.


사용자 경험 이후, 인간 경험을 꿈꾸며

UX심리학 스터디에 참가하며 알게된 새로운 키워드와 연관된 레퍼런스를 메모하던 중 몇 권의 새로운? 책을 알게되었다.

오늘은 그 두번째 책, '데이터 사회 비판'이라는 책이다.

최근 주목하고 있는 사회학, 인간 경험과 관련된 책을 기술 분야 최전선?에 몸담고 계신 분께서 썼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신선?하게 다가왔다. 당시(2017) 디지털 현상에 대해 유니버스 상의 다양한 비유를 들어가며 매우 친절하게 자신의 인사이트들을 설명하고 있다.

다른 관점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오늘날(2023) 새로운 기술, 예를들면 챗GPT나 오토GPT에서 느낄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해 매우 정확하게 서술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점은 저자의 날카로운 인사이트로 해석할 수 있지만 동시에, 유니버스 안에서 인간(또는 매타버스)이 만들고 경험하며 주변에 끼치고 있는 새로운 기술이 주는 일괄된 영향력(또는 관계 질량보존성)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하는 지점이다.

책을 읽다 인상적인 부분 일부를 발췌해본다. 원문에 사견을 섞기엔 함량이 부족해 되도록 날것 그대로의 생생함을 기록해본다.

공감이되는 지점이 있다면 일독하길, 그리고 저마다의 생각들이 다시한번 공유되길 바란다

인간이 활동을 통해 만들어내거나 자연 생성된 데이터들을 수집해 실시간으로 갈무리하고 배양하는 곳을 우린 '플랫폼platform이라 말한다. 플랫폼은 누리꾼들이 머무는 정거정이자 데이터가 모이고 읽히고 배양되는 곳이다.
물질 경제에 비유해보자면, 플랫폼이란 이를테면 누리꾼들로 와글거리는 상가 임대지와 흡사하다. 플랫폼 상가 소유주는 누리꾼들이 잘 놀만한 구획 된 전자 공간과 서비스 아이템을 구비한 채 계약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입주자들을 불러 모은다.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입주 조건이 자유계약에다 입주 비용조차 없다는 사실이다. 상가 임대 인은 미래 임차인들에게 입주 계약이 '공짜'라고 외치며, 정말로 입주자와 이용자에게 차별 없이 놀 자리를 깔아주고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은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겉보기에는 대중이 온라인에서 꿀벌처럼 자유롭게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화수분'pollination 활동을 하는듯 보이지만, 플랫폼의 뒷단에서 그들이 만들어낸 꿀의 대부분이 벌통으로 회수되는 운명에 처한다. 플랫폼 임차인은 그날그날 꿀을 채집해 플랫폼 벌통에 채우는 일벌과 같다.
누리꾼들은 상가지에서 데이터 활동을 자발적으로 수행하며 유사 노동과 흡사한 가치 기제에 편입되고 포획된다. 위키피디아 등 누 리꾼들의 화수분 활동은 디지털 생태계의 '일반지성'이자 사회적 가치 증여의 과정이기도 하지만, 임차인 꿀 수집 작업의 대부 분은 플랫폼 업주의 몫이 되고 사적 이윤으로 남는다. 이러한 플랫폼 활동과 공정 속에서 자본주의 '이윤은 지대' becoming rent of profit의 형식을 취한다.

데이터 사회 비판( 이광석, 한국과기대) p46


플랫폼 경제에 숨겨진 욕망

데이터의 포획과 배양이 이뤄지는 플랫폼에서 지대 이윤의 수취 과정은 오늘날 흔한 광경이 됐고 그 범위도 전 지구적이다. 네이버와 구글은 메일, 클라우드 등 온라인 서비스라는 외양으로 가장해 누리꾼들에게 임대지를 자유롭게 분양하면서 글로벌한 플랫폼 임대인으로 나선다.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플랫폼에서 우린 매일의 일상을 찍어 올리고 퍼나르고 쓰고 누르고 반응한다.
우린 이를 바깥 세계 익명의 누군가와 데이터를 '공유'sharing한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우리 자신의 가치로 머물 수도 없고 시민들의 것으로 공동 자산화the commons 되지도 못한다. 데이터의 세계에서 이들 전 지구적 플랫폼의 소유자는 해당 임차인들이 소작하면서 행하는 적극적 쓰기와 디지털 벽에 사진 올리기부터 미세한 감정적 반응과 생체 정보까지 모두를 자신의 사적 재산으로 만들고 자원화 한다. 결국 벌꿀은 자연 생태의 회복력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양봉을 치는 플랫폼 업자의 소유가 되는 것이다.

플랫폼의 소유자 혹은 브로커는 데이터와 '일반지성'의 영역은 물론이고 이전까지 사회적으로 혹은 공동체 문화로 남겨진 공통의 물리적 재화와 자원까지도 철저하게 시장의 영역으로 가져오면서 새로운 방식의 수익 창출을 꾀한다.
과거에 그저 사회적 증여gift로 여겨지고 굳이 시장 거래 없이 오고 갔던, 품앗이와 농활 문화(노동의 공유), 공동 육아 및 홈스쿨링, 동네에서 함께 식사하는 문화, 이웃 간 잠자리 제공, 공동 주거 등이 점차 사라져간다. 이는 사실상 오래전부터 지역 커뮤니티 내에 비공식적으로 유지되던 훈훈한 공통 자산이자 문화였다. 대신에 현대 자본 주의는 민간의 상호부조mutual aids의 터전을 갈아엎고, 이제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틀을 가져와 이를 시장 돈벌이로 공식화 한다. 공유경제와 플랫폼 경제는 커뮤니티의 유·무형 자산과 사회 증여의 대상들에 '공유'와 '효율'의 명목 아래 아예 사유지의 말뚝을 박으려는 시장 욕망이다.
온라인 문화 측면에서 보자면, 이는 마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나 위키피디아 등 저작권 바깥에 서 자유롭게 꽃핀 집합지성의 문화를 다시 플랫폼 임대인이 새로 운 돈벌이로 가공해 재전유하는 형국이다.

온라인 세계에서 시민의 신체 데이터를 흡수해 사유화하 려는 플랫폼 경제의 논리는 현실 물질계로부터 비정규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노동력과 자산 가치까지도 플랫폼 내부로 가져와 포획하는데 이른다. 예컨대, 우버(자동차), 에어비앤비(잠자리), 태 스크래빗(서비스 노동) 등 '공유경제' 혹은 '긱 경제'gig economy(비정규직 경제)라 불리는 온라인 플랫폼 업자나 브로커들의 최근 사업 유형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개별 임시직 노동자의 노동, 물질 자원 등을 고객에게 일대일로 직접 매개해주고 이로부터 플랫폼 매칭 수익을 독과점하고 있다. 온라인 기반형 플랫폼이 누리꾼들의 활동과 의식으로부터 나오는 무한한 데이터를 포획하고 수취해 이윤을 창출하는 반면, 후자의 020 비지니스 등 온·오프라인 플랫폼은 일상을 영위하는 임시직 노동자들의 땀을 수탈하는 신종 인간 시장의 브로커들로 거듭난다. 그렇게 오늘날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의 협업적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소유와 통제는 소수 브로커에게 집중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과 모순을 증폭한다. 현실 물질계의 글로벌한 임시직 노동과 비물질계 누리꾼들의 데이터 배설 모두 후기자본주의의 가장 폭력적인 '데이터 회오리'vortex가 되어 플랫폼 장치 안으로 급격히 빨려 들어간다

데이터 사회 비판( 이광석, 한국과기대)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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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사회 비판

빅데이터 및 테크놀로지 문화 연구가 이광석 교수는 &t;데이터 사회 비판>을 통해 혁신이라는 의도에만 치중해 그동안 등한시되었던 기술이 어떻게 우리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되살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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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우화

애덤 스미스를 비롯해 후대 경제학자에게 미친 영향력의 측면에서는 물론 사상사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버나드 맨더빌의《꿀벌의 우화》의 국내 최초 번역본. 자본주의 발전의 초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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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철학자이자 미디어 이론가 비포Bio는 이 둘의 합성 상태인 '생체정보기계'가 되어가는 현 대인들의 '포스트휴먼' 존재론적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기도 했다.

이제 기계는 우리 안에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 바깥 의 기계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그 대신 이제 '정보기계'는 사회의 신경 체계와 교차하고, '생체기계'는 인체기관의 유전적 생성과 상호작용한다. 디지털 기술과 생명공학 기술은 강철로 된 외부 의 기계를 생명정보 시대의 내부화된 재조합 기계로 바꿔놓았 다. 생명정보기계는 더 이상 우리의 몸과 마음으로부터 분리되 어 있지 않다. 기계가 더 이상 외부의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몸 과 마음을 변형시키는 내부의 변형 장치, 우리의 언어인지 능 력을 증진시키는 증강 장치가 됐기 때문이다. (...) 기계는 바로 우리이다.

이제 데이터 기계와 생명 기계가 우리 신체에 기입되면서 인간 종 변이라는 새로운 현실로 접어들고 있다. 이때 신체-기계- 생명 돌연변이 사피엔스 종의 기괴한 탄생의 측면보다는, 이를 통치의 단말기로 만들어 관리하려는 새로운 기술 권력의 체제 질 서에서 우리는 더욱 불편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개별의 두뇌와 몸을 인터넷과 특정 서버에 모듈화modulation 하면서, 이제 신체 바깥에 머물던 자본주의 시장 질서가 몸 안으 로 기어 들어오는 것이다. 오늘날 '포스트휴먼'에 대한 논의는 이 처럼 생체정보기계가 된 인간 주체 인식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예컨대, 디지털 헬스케어의 의료산업 논리'나 '자기 기록' 장치 에 의해 생성된 대부분의 건강·생체리듬 정보는 현대인을 '수량 화된 주체'quantified self로 만들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 체제에 의해 새롭게 정의되는 신체 데이터의 시장 구조화 과정을 구체적 으로 잘 보여준다. 실제 애플, 구글, 삼성 등 초국적 기업들은 이 와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신체 관리 플랫폼 선점을 위해 글로 벌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 신종 의료 플랫폼 업자들 은 스마트워치, 핏빗 등 웨어러블 기기에서 인식된 생체 데이터와 -개인 건강 데이터를 가상의 클라우드 서버에 실시간으로 업로드 하고 이 데이터와 정보를 클라이언트 시스템에 통합해 관리하는 알고리즘 체제를 구축하려 한다. 즉, 포스트휴먼 신체에 부착된 •인지 센서를 통해 생체 상태 정보를 기업이 24시간 관리하고 돌 봐주는 데이터 사회가 오는 것이다. 오늘날 자본주의는 온·오프 라인을 가로질러 이제 그 마지막 단계인 인간 신체 위에 전자 플 •랫폼의 시장 질서를 새겨 넣고 있다.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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