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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 3 아모스 트버스키(maybe.. ENTJ)

by 청춘만화 2024. 5. 21.

책 리뷰,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과 그의 단짝 아모스 트버스키. 행동경제학으로 발전한 그들의 연구는 《생각에 관한 생각》으로 출간되어 세계적 반향을 일으켰다. 성향이 극과 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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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후광 효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식 산업 시대 이후 이러한 편향은 가속화되어 보편적 인식처럼 자리 잡았다. 인간은 불안에 매우 취약한 존재이다. 예측하지 못하거나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심리적 공포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야생의 시대라면 자신의 생존을 위해 겉으로 보이는 측면만 고려하면 되었지만, 지식 산업 이후 시대에서는 겉모습이 아닌 내면적 태도와 지식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후광 효과는 사회 및 경제생활에서 매우 요긴하게 쓰인다.

대니얼 카너먼은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수상의 배경이 된 업적은 판단과 의사결정에 관한 내용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전망 이론'이다. 이 전망 이론은 아모스 트버스키의 초기 아이디어, 즉 사람들이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지 탐색하기 위한 이행성 실험과 유사성 특징 등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 공동 연구이다. 안타깝게도 수상 당시 트버스키는 이미 작고한 상태였다. 결국 노벨 경제학상은 카너먼만 받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이라는 이름이 강하게 각인되었다. 이는 앵커 효과의 예시로 볼 수 있다.

사람들은 합리적 의사결정을 설명할 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과 그의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을 자주 인용한다. 이 과정에서 트버스키의 기여는 종종 간과되곤 한다. 그렇게 카너먼의 노벨상 수상으로 그의 연구 전반이 더 긍정적으로 평가되며, 그의 이름이 경제학 및 의사결정 이론의 기준점으로 자리 잡게된다.

1.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책이 출간된 배경 
2. '생각에 관한 생각' 책의 저자 대니에 대해
👉  3. '전망 이론' 공동 연구자 아모스에 대해 
4. 공동 연구, 냉정과 열정 사이  
5. 그 사 람- 나를 떠 나 도

 
먼저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 1937년 3월 16일 ~ 1996년 6월 2일)는 인지·수학적 심리학자이다. 그의 초기 작업의 대부분은 측정의 기초에 관한 것이었다. 대니얼 카너먼과의 초기 연구는 예측과 확률 판단의 심리에 초점을 맞췄다. 후에 그들은 비합리적인 인간의 경제적 선택을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행동 경제학의 주요 작품 중 하나로 여겨지는 전망이론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했다. ( 글 - 위키백과, 이미지 - 알라딘)
 
 
 
아모스 트버스키는 그의 이스라엘 지인들 사이에서 그들이 만난 사람들 가운데 의문의 여지없이 가장 비범한 인물이고 전형적인 이스라엘 사람이었다.
 

유년 시절 

그의 부모는 1920년대 초에 반유대주의를 피해 러시아를 탈출한 뒤 시오니즘 국가 건설을 이끈 선구자에 속했다. 그의 어머니 제니아 트버스키는 사회를 이끄는 힘과 정치 수완이 뛰어나 이스라엘 최초 의회에서 의원이 되었고, 그 뒤로도 네 번 더 의원 을 지냈다. 제니아 트버스키는 개인의 삶을 희생하며 공직을 수행했고, 그 선택을 두고 크게 고민하지도 않았다. 집을 떠나는 일도 잦아서, 아모스가 어렸을 때는 유럽에 2년간 머물면서 미군을 도와 강제수용소를 해방시키고 생존자들을 새로운 곳에 정착시켰다. 그리고 귀국하자마자 집보다 예루살렘 의회 크네시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누나도 있었지만 아모스보다 열세 살이나 많아서, 아모스는 외 아들이나 다름없이 자랐다. 아모스를 키운 사람은 주로 아버지 요세프 트버스키였다. 수의사인 아버지는 많은 시간을 가축을 돌보 며 보냈다(이스라엘 사람들은 애완동물을 키울 형편이 안 됐다). 랍비의 아들인 요세프는 종교를 경멸하고 러시아 문학을 사랑했으며, 같은 인류의 입담에서 큰 즐거움을 느꼈다. 그는 원래 의학 쪽 일을 하다가 그만두었 는데, 아모스가 친구들에게 설명한 바로는 "동물이 사람보다 더 큰 고 통을 느끼지만 불평은 훨씬 적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요세프 트버스키는 진지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삶과 일을 이야기할 때면 경험담으로, 그리고 존재의 불가사의로 아들을 포복절도케 했다. 아모스는 박사 논문을 시작하면서 "궁금증을 갖고 살라고 가르쳐주신 아버지께 이 논문을 바친다"고 쓰기도 했다
아모스는 어떤 일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어낼 줄 아는 사람에게 실제로 재미있는 일이 일어난다고 즐겨 이야기했다. 아모스 역시 깜짝 놀랄 만한 독창적 효과를 더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재주가 있었다
아모스를 아주 잘 아는 사람들에게 아모스의 이야기는 아모스를 즐기기 위한 구실일 뿐이었다. "아모스를 아는 사람들은 다른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어요. 우리는 모이면 아모스, 아모스, 온통 아모스 이 야기뿐이었고, 다른 이야기는 할 줄 몰랐죠."
 
 

군 시절 

그는 흔히 말하는 건장한 체격은 아니었다. 항상 자그마했다. 하지만 관절이 자유자재로 획획 돌아갔고, 놀랍도록 민첩하게 움직였다. 심지어 말을 할 때도 끊임없이 어떤 동작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산을 탈 때도 야생으로 돌아간 동물처럼 날아다니다시피 했다. 그가 아주 좋아하는 장난 하나는, 이야기를 전달할 때도 종종 그랬는데, 바위든 탁자든 전차든 높은 곳에 올라가 얼굴부터 땅으로 떨어 지는 것이었다. 그의 몸은 땅과 완벽한 수평을 이루며 사람들이 비명을 지를 때까지 떨어진다. 그러다가 마지막 순간에 몸을 일으켜 발을 땅에 딛는다. 그는 떨어질 때의 느낌을 좋아했고, 세상을 위에서 바라 보길 좋아했다.
1956년 말, 훈련 도중 일어난 폭팔 사고에서 동료를 구해내고 아모스 자신이 대신 위험을 감수했던 아찔한 상황이 있었다. 이스라엘군은 용맹함을 결코 가볍게 치하하지 않았다. 아모스는 소대장에 그치지 않고 이스라엘군 최고의 용맹 표창을 받았다.  현장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모세 다얀은 아모스를 표창하며 말했다. "정말 어리석고 용감한 일을 했군. 또 그러면 살아남지 못할 거야." 아모스를 지켜본 사람들은 그가 용감한 행동보다 남자답지 못하다는 말을 더 두려워한다고 느꼈다. "그는 항상 파이팅이 넘쳤어요. 마르고 허약하고 창백한 외모를 보상하려는 심리가 아닐까 싶었죠." 샤미르의 회상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는 그런 외모도 문제 되지 않았다. 그는 용감한 행동이 습관이 될 때까지 스스로를 다그쳤다.
 
 

심리학자 

아모스를 알게 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깨닫는 게 있는데, 인간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때만 초자연적 재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아모스는 시추 지역을 고르듯 지적인 삶에 전략적으로 접근했고, 2년 동안 철학 수업을 열심히 들은 뒤에 철학은 말라버린 우물이라고 선언했다. 암논은 그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그가 한 말이 기억나네요. '철학에서는 우리가 할 게 없어. 플라톤이 너무 많은 문제를 풀어버렸거든. 이 분야에서는 우리가 어떤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어. 똑똑한 사람은 너무 많고 남은 문제는 너무 적은 데다 그나마 그 문제들은 답도 없어.'" 몸과 정신의 문제가 좋은 예였다. 믿음이나 생각 등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이 몸 상태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몸과 정신은 어떤 관계일까? 이 문제는 최소 데카르트만큼이나 오래됐지만, 아직도 답이 안 보였다. 적어도 철학에서는. 아모스가 생각하기에 철학의 문제는 과학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철학자는 인간 본성에 관한 자신의 이론을 단 하나의 표본, 즉 자신을 표본 삼아 검증한다. 심리학은 하다못해 과학 흉내라도 냈다. 적어도 부분적으로나마 항상 명백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삼았다. 심리학자는 자신이 만든 이론은 무엇이든 인류를 대표하는 표본을 대상으로 검증할 것이다. 그의 이론은 다른 사람 손에 검증 될 수도 있고, 그가 발견한 사실은 이후 다시 반복되거나 거짓으로 판명 날 수도 있다. 심리학자는 어떤 사실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 그것을 확고한 사실로 만들려 할 것이다.
아모스와 가까운 이스라엘 지인들이 보기에, 아모스의 심리학 관심에는 신비스러운 구석이 전혀 없었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행동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하는 물음은 우리가 숨 쉬는 공기에 늘 존재했다. 아비샤이 마갈릿의 회상이다.
 

"우리는 절대 예술을 토론하지 않았어요. 사람을 토론했죠. 
영원한 수수께끼였어요. 사람을 움직이는 동력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은 유대인 거주지에서 나왔다. 유대인은 소상인들이었기 때문이다. 항상 사람들을 판단해야 했다. "어떤 사람이 위험한 사람일까? 어떤 사람이 위험하지 않은 사람일까? 누가 빚을 갚고 누가 갚지 않을까?"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심리적 판단에 의지했다.
아모스는 사고가 명확하고 논리적이며 헛소리에는 털끝만큼의 인내심도 보이지 않는 무한히 낙천적인 편이었다. 그런 그가 어떻게 불행한 ?영혼과 신비주의로 얼룩진 분야에 발을 들여놓았을까?
그는 하버드대 정신의학 교수 마일스 쇼어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눴던 적이 있다. 쇼어가 그에게 어쩌다 심리학자가 되었냐고 묻자 그가 대답했다. "삶의 진로를 어떻게 결정하는지는 알기 어려워요. 중요한 선택은 사실상 무작위로 결정됩니다. 아마도 사소한 선택이 우리를 더 잘 설명해줄 거예요. 어떤 분야를 전공하느냐는 고등학교에서 어떤 선생님을 만나는가에 좌우 되기도 하죠. 누구와 결혼하느냐는 삶의 적절한 순간에 주위에 어떤 사람이 있었느냐에 좌우될 수 있어요. 반면에 사소한 결정은 아주 체계적이죠. 내가 심리학자가 됐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는 건 별로 없어요. 그보다는 나는 어떤 심리학자인가가 내면의 특징을 더 잘 보여줄 수 있겠죠."
그렇다면 그는 어떤 심리학자였을까? 아모스는 대부분의 심리학에서 흥미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 아동심리학, 임상심리학, 사회심리학 수업을 듣고 나서 그는 자신이 택한 심리학의 상당 부분을 무시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과제도 철저히 무시했다.

당시 임상심리학은 모든 곳에서 떠오르는 분야라 학생들이 큰 흥미를 보였고 그중 대다수가 심리 치료사가 되고 싶어 했는데, 아모스는 임상심리학을 의학에 비유했다. 17세기에는 의사에 게 진료를 받으면 상태가 더 나빠졌다. 그러다가 19세기 말이 되면서 의사의 진료를 받고 상태가 좋아질 가능성과 나빠질 가능성이 반반이 되었다. 아모스는 임상심리학이 17세기 의학과 같다고 주장했고, 그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결정 이론 

암논은 히브리대학 2학년이던 어느 날, 존스홉킨스대학 심리학 교수 워드 에드워즈 Ward Edwards가 쓴 논문 결정 이론 The Theory of Decistion Mating)을 보게 되었다. 논문의 시작은 이랬다. "심리학자 외에도 많은 사회과학자가 개인의 행동을 설명하려 한다. 경제학자와 몇몇 심리학자는 개인의 의사 결정과 관련해 많은 이론을 내놓고 몇 가지 실험을 실시했다. 이런 일련의 이론이 다루는 의사 결정은, A와 B라는 두 가지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사람들은 대개 A를(또는 B를) 택한다. 라는 식이다.

"의사 결정에 관한 경제 이론은 이때 아이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상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에드워즈는 이어서 문제점을 지적했다. 경제 이론, 시장 설계, 공공 정책 수립, 기타 많은 것이 사람들의 결정 방식과 관련한 이론에 좌우되는데, 이런 이론을 검증하고 실제로 사람들이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지를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밝힐 것 같은 심리학자들이 정작 이 주제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에드워즈는 자신을, 또는 자기 분야인 심리학을 경제학과 대척 점에 두지 않았다. 그는 단지 심리학자들이 나서서, 경제학자들이 내 놓은 단정과 예측을 검증하자고 제안했을 뿐이다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을 합리적이다'라고 단정한다. 무슨 뜻일까? 최소한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이해한다는 뜻이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여러 선택을 놓고 자기 취향에 맞게 논리적으로 순서를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세 가지 따끈한 음료가 적힌 메뉴판을 받았는데 그 순간에 핫초코보다 차가 좋고 차보다 커피가 좋다면, 핫초코보다 커피를 골라야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A보다 B가 좋고, B보다 C가 좋다면, A보다 C가 좋아야 한다. 전문용어로는 '이행성 tanstiny'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선호도 순서를 논리적으로 정하지 못한다면, 어떤 시장이 제대로 작동 할 수 있겠는가? 

에드워즈가 심리학자들이 검증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경제학자들의 예측 하나는 인간은 이행성이 있다는 예측이었다. 실제로 그럴까? 어느 순간에 핫초코보다 차가 좋고 차보다 커피가 좋다면, 핫초 코보다 커피가 좋을까? 에드워즈는 그즈음 몇 사람이 이 문제를 검토 했는데 그중에는 수학자 케네스 메이 Keneth May도 있다고 했다. 메이는 대표적 경제지 〈이코노메트리카 Econometic)에, 학생들에게 배우자 선택 문제를 냈을 때 그들이 얼마나 논리적이었는지를 검증한 결과를 실었다. 


아모스는 또한 사람들이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지 탐색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어딘가에 갇혀 있고 그가 제시하는 적은 금전적 보상에 반응 할 궁핍한 사람이 필요했다. 결국 아모스는 앤아버 근처 잭슨주립교도소의 가장 안전한 동에서 실험 참가자를 구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 결과, 도박을 놓고 선택한 잭슨교도소 수용자들은 배우자를 놓고 선택한 케네스 메이의 학생들과 여러 공통점을 보였다. 학생들은
A보다 B가, B보다 C가 좋다고 말해놓고 다시 C보다 A가 좋다고 말하 도록 유도하는 질문에 넘어갔다. 심지어 C가 아닌 A를 택할 가능성이 있느냐고 미리 질문을 받았을 때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대답한 뒤에도 C를 제쳐놓고 A를 택했다. 수용자 실험에서, 아모스가 속임수 를 썼을 거라 생각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미시간대학 교 수 리치 곤살레스 Rich Comala가 말했다. "수용자가 이행성을 어기도록 아모스가 속임수를 쓰지는 않았어요. 그보다는 끓는 물에 담긴 개구리가 나오는 오래된 속담과 비슷한 방법을 썼죠. 사람들이 작은 차이를 감지하지 못한다면 이행성을 거스를 수도 있겠다는 게 아모스의 생각이었어요."
아닌게 아니라 사람들은 작은 차이는 쉽게 감지하지 못했다. 교도소 수용자들도 그랬고, 아모스가 추가로 실험한 하버드대 학생들도 그랬다. 아모스는 이 실험에 판해 논문을 쓰면서, 이행성을 거스를 수 있는 상황을 심지어 어느 정도 예측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더 깊이 파고들지는 않았다. 그는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단정이 부적절하다는 거창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논문을 서둘러 끝맺었다. 보통은 다면적인 대상을 놓고 선택한 때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적절히 이용하기란 지극히 어렵다: 사람들이 A보다 B를, B보다 C를 좋아해놓고 거꾸로 C보다 A를 좋아한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보다는 그 차이를 이해하기가 매우 어려웠을 뿐이다. 아모스는 실제 세계가 자신이 설계한 실험처럼 사람들을 자기모순에 빠뜨려서 상반된 결정을 내리게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유사성 원칙 
미시간 대학은 그때도 지금처럼 심리학과 규모가 세계 최대였다.
의사 결정을 연구하는 사람은 아모스 말고도 더 있었는데, 아모스는 그중에 클라이드 쿰스에게 끌렸다. 쿰스는 다다익선에 해당하는 결정과 좀 더 애매한 결정의 차이를 구별했다. 예를 들어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누구나 돈을 적게 받는 쪽보다 많이 받는 쪽을, 고통이 많은 쪽보다 적은 쪽을 택할 것이다. 쿰스가 흥미를 느낀 것은 모호한 결정이다. 어디에 살지, 누구와 결혼할지, 어떤 장소에 살지 등의 문제는 어떻게 결정할까? 식품 대기업 제너럴밀스는 고객이 자사 제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측정할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쿰스를 고용했다.

관찰할 수 없는 것을 측정하는 문제에 아모스도 쿰스만큼이나 매료되었다(아모스는 여기에 필요한 수학을 독학으로 익힐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선호도를 측정하려면 다른 문제가 생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머릿속 이상과 현실의 대상을 비교해 선택한다는 주장을 (비현 실적이겠지만) 연구에 받아들이려면, 어떻게 그런 판단에 이르는지 알아야 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유사성 판단'이라 불렀다. 심리학계의 전 문용어로는 흔치 않게 포괄적인 용어다. 어떤 대상이 다른 대상과 얼 마나 닮았는지 또는 닮지 않았는지를 평가할 때 머릿속에 무엇이 떠 오르는가? 이 과정은 인간에게 일어나는 워낙 기초적인 일이라 새삼스레 고민하지 않는다.
버클리대학 심리학자 다커 켈트너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끊임없이 연마하고, 또 세상에 대해 많은 것을 이해하고 반응할 때 도구가 되는 것이 바로 이 과정입니다. 무엇보다도 그건 대상을 어떻게 분류하느냐의 문제죠. 그리고 그게 전부예요. 저 사람하고 자느냐 마느냐, 이걸 먹느냐 마느냐, 이 사람에게 주느냐 마느냐, 저건 남자 아이냐 여자 아이냐, 저건 포식자냐 먹이냐. 이런 분류 과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면, 대상을 이해하는 방법도 알 수 있습니다. 그건 세상에 대한 지식이 체계화되는 방법이에요. 머릿속에서 모든 것을 엮는 실과 같아요."
심리학에서 유사성을 판단하는 방법과 관련한 대표적인 몇 가지 이론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물리적 거리에 기초한다는 점이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생각이든 감정이든 두 가지 대상을 비교할 때, 우리는 둘이 얼마나 가까운지 묻는다. 심리학 이론에 따르면, 그 둘 이 머릿속에서 존재하는 방식은 마치 두 점이 일정한 관계를 맺고 지도에, 격자에, 또는 다른 물리적 공간에 존재하는 것과 비슷했다. 아모스는 그 점이 궁금했다. 그는 버클리대학 심리학자 엘리너 로시가 쓴 논문을 읽었다. 로시는 1960년대 초에 사람들이 대상을 분류하는 방식을 탐구했다. 탁자를 탁자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색깔을 그 고유의 색깔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논문에 따르면, 로시는 사람들에게 색깔들을 비교하여 서로 얼마나 비슷한지 판단하라고 했다.
사람들의 판단은 이상했다. 예를 들어, 마젠타가 빨강과 비슷하다고 해놓고 빨강은 마젠타와 비슷하지 않다고 했다. 103은 100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100은 105과 비슷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장난감 기차는 진짜 기차와 아주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진짜 기차는 장난감 기차와 비슷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두 사람, 두 장소, 두 숫자, 두 아이디어 등 둘을 놓고 비교할 때, 대칭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 아모스가 그전까지 누구도 하지 않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지식인들이 사람들의 유사성 판단 과정을 설명하려고 만들어낸 그 모든 이론은 엉터리가 분명하다는 단순한 관찰을 하면서부터다. 

아모스에게도 스스로 유사성 특징이라 부른 이론이 있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들은 두 대상을 비교해 유사성을 판단할 때 기본적으로 특징을 나열한다. 이 특징은 그 대상에서 눈에 띄는 것일 뿐이다. 그런 다음 두 대상이 공유하는 눈에 띄는 특징을 센다. 그 수가 많을수록 둘은 더 많이 닮은 것이고, 그 수가 적을수록 둘은 덜 닮은 것이다. 대상마다 눈에 띄는 특징의 수가 다르다. 이를테 면 뉴욕시는 텔아비브보다 그 수가 더 많았다. 아모스는 자신이 의도 한 바를 설명할 수학 모델을 만들었다.

특징이 없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지." 아모스의 논문에도 이 사례가 있었다. "공통된 특징이 더해질 때, 특이한 특징이 빠질 때, 유사성은 커진다." 유사성을 판단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아모스의 이론에서 온갖 종 류의 흥미로운 통찰이 쏟아졌다. 두 대상을 비교할 때 머릿속으로 각 대상에서 눈에 띄는 특징을 센다면, 어떤 쌍이 다른 쌍보다 더 비슷하면서 동시에 더 안 비슷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 둘이 겹치는 점도 많고, 겹치지 않는 점도 많을 수 있으니까. 이를테면 사랑과 증오, 즐거움과 슬픔, 진지함과 유치함 등 상반된 감정이 갑자기 서로 좀 더 유 동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보이거나 느껴질 수 있다. 이런 감정은 머릿속의 고정된 연속선상에 놓인 상반된 감정이 아니다. 어떤 특징에서는 서로 비슷하고, 또 어떤 특징에서는 서로 다르게 느껴진다. 그런가 하면 아모스의 이론은 이행성을 거스르면서 비합리적으로 보 이는 선택을 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보게 했다.

결정을 내릴 때 실제 대상과 원하는 이상을 놓고 유사성을 비교 해 판단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발상이다. 이때 구체적인 비교 방법은 눈에 띄는 특징을 세는 것이다. 그리고 특징이 얼마나 두드러져 보이느냐는 그 특징이 부각되는 방식에 따라 조작될 수 있어서, 두 대상의 유사성 감지 역시 조작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어떤 두 사람이 서로 닮았다고 느끼기를 바란다면, 그 둘을 공통점이 강조되는 맥락에 놓아둘 수 있다. 미국 대학생 두 사람이 미국에서는 서로를 아주 낯선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 둘이 2학년 때 토고로 해외 연수를 떠 나 거기서 만난다면.. "이런, 둘 다 미국인이라니!" 라며 서로를 놀랍도록 비슷한 사람으로 여길 것이다. 

둘이 비교되는 맥락을 바꾸면 특정한 특징을 누르고 다른 특징을 표면에 띄울 수도 있다. 아모스는 "흔히들 분류는 여러 대상 사이에서 유사성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반대 시각도 제시했다. "유사성은 대상을 분류하는 방식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이처럼 유사성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원인적 측면과 파생적 측면이다. 유사성 은 대상을 분류하는 기초도 되지만, 적용된 분류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바나나와 사과는 우리가 그 둘을 과일이라 부르기로 합의한 탓에 더 닮아 보인다. 즉 어떤 대상이 일정한 근거로 같은 부류로 묶인 뒤에 는 같은 부류라서 서로 더 닮아 보인다. 이처럼 어떤 대상을 분류하기 만 해도 전형성이 강화된다.
 

따라서 전형성을 없애려면 분류를 없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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