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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워지기/문장 발효 과학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김수현 작가, 다산북스

by 청춘만화 2020. 6. 7.

 

서른 아홉 실화임? 하- 

오월에 되서야, 코로나 19로 마스크 5부제로 약국을 가는 길에 인지했다. 그 전까지 서름 여덟.. 혹은 서른 일곱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 서른 중반 이후로는 나이에 대한 생각을 잊고 살았다. 어쩌면 무의식 적으로 매우- 의도적이었던것 같다.  삼십대 중반이 아닌 후반임을 잊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요즘들어 너무 당연한? ‘살기’에 대해 심히 고민 중이다. 개인적으로 나의 서른아홉은 스물아홉과는 달리 유난스럽다.

스물 아홉은 사회에 어떻게든 들어가기만 하면 끝? 이었다. 지금은 후자는 턱걸이로 들어간 사회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버티는 지난한 과정인 것 같다. 전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만 내면 그만이었다면 후자는 매순간 마주하는 과정이다. 전자는 타자에 대한 것이었다면 후자는 나에 대한 것이다.

 

작가의 프롤로그에서 왠지모를 동질감? 같은게 느껴진 까닭이다. 나또한 인간관계 따위는 큰 고민거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학과, 동아리, 취준생, 스터디에서 만나는 이들과 나에겐 공공의 적? 공공의 목표? 비슷한 방향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늘 어리버리하는 듯하다. 그런 나에게, 작가는 프롤로그를 통해 나에게 첫 깨달음을 투척한다.

'관계를 자신하는 것 그 자체가 문제이다' 

사실, 누구나 들으면, '당연한 소릴, 그 정도는 나도 알아-' 할 수 있지만 매순간 자각하기 힘든 말이다. 그리고 자각을 한다고 해도 행동은 또다른 문제이다. 이는 마치 다이어트랑 비슷한 것 같다. '살이 조금 더 쪘네?' 하면, 이십대엔 이삼일? 정도에 따라서는 일주일 정도만 빡시개? 조절하면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삼십대 중반이 넘어서면서 부터는 기를 쓰고 해도 닿지가 않는다. 소위 기초대사랑이, 하드웨어 자체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나에게 김수현 작가의 프롤로그는, 이 책의 적지않은 내용들이 나와 맞닿아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마시던 커피잔을 내려놓고 자리를 고쳐 앉아 정독모드로 전환했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어찌나 내 얘기 같은 부분이 많던지.. 이번 책은 섯불리 모서리를 접거나 밑줄을 그을 수 없었다. 너무 많은 패이지를 접어야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 중요해서 다 표시해두면 읽는 내내 표시만 하고 결국 책을 덮고 나면 아무 것도 기억을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중 몇가지 내용을 뽑아 블로그에 기록해보기로 맘을 먹었다.

덕분에 예정보다 많이 늦어지긴 했지만 중간 중간 메모해둔 내용을 이렇게 옮겨 적고 있으니, 마치 뇌새김? 공부? 하는 느낌이다 ㅎ

 

산다는 것 역시 집안일을 하는 것과 같아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일상을 돌봐야 한다. 지루하고 고된일들,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늘 그런 식이었다. (90.p)

맞다. 집안 일에는 왕도가 없다. 빼박- 시간을 들여야한다. 딱 한만큼 만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내가 요즘들어 더 쉽게 외로워지고 무기력해졌는지 모르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실제로 일상을 지탱하는 사소한 것은 미루거나 일회용품 또는 간편식 같이 빠르고 값싼 비용으로 대체 해버렸었다. 그 시간에 책을 보거나 컴퓨터를 했고 집에 있기보다 맛집 한적한 카페를 찾아 여유를 구걸?했다, 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난 신자유주의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의 생각과 달리 현실의 일상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하나마나하는  티가 나지않는, 소위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치부하는 비생산?적인 일들은 매일 매일 그렇게 대체되었다.

물론 요즘은 이런 대중들을 위해, 그런 일만 골라서 대신해주는 정기 서비스들도 많다고 한다...나도 참! 좋은 서비스구나 했고,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이제와서 생각보니.. '이건 정말 슬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이는 마치 송진가루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맞다. '갑짜기? 송진가루?' 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얼마 전에 '헐-' 한 사건이 있었다. 

코로나19 덕분에? 요즘 모처럼 공기가 맑다. 그래서 일주일넘게 서재의 창문을 열어둔 적이 있었다. 몇일을, 몇주를 열어두었는지 잊고 지내다가 비가 와서야 창을 닫았다. 그리고 나중에야 깨닿게 되었다. 그 촘촘한 방충망 사이 사이를 날아 온 송학가루들이 방 안을 이렇게 촘촘히 뒤덮을 수도 있구나 하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그 가벼움이 이렇게 밀도 높게, 단단하게 퇴적할 수 있음에 놀았다. 

 

 

잠시 읽던 책을 덮었다. 그리고 시간을 아끼자고? 미루었던 일들을 하나 둘 하기 시작했다. 일단 걸레를 빨아 서재를 훔치고 쌀을 얹쳤다. 그리고 몇 달을 덮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이불을 바리바리 싸들고 빨래방으로 향했다. 큰 통에서 빨래가 돌기 시작한다.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나는 다시 책을 펼쳤다.

나와는 관계 없는 일까지 나에게 원인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개인화라고 한다. 우리는 상대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착각라며 자신을 탓하곤 한다. 때로는 우리의 행동을 돌아보는 노력도 필요하고 상처가 생기는 건 어쪌 수 없겠지만 적어도 상대의 문제까지 내 문제로 끌어오지는 않아야 한다. (125.p)
다른 사람이 만든 상처에 살지 마세요. 상대를 징벌하기 위해 나를 손상시키지 마세요.(141.p)
조바심이 들어요- 지금 나이에서 세살을 빼보세요. 어떤 생각이 드세요? 지금 생각하면 그땐 어렸던 것 같아요 - 3년 후 당신이 지금의 당신을 그렇게 느낄거예요(183.p)
어떤 관계는 싹도 트지않고 사라질테고 어떤 관계는 시간이란 자연 분이 더해져 깊은 유대감이라는 열매를 맺는다. 관계를 이어가는 가장 확실한 비결은 ‘언제 한번 보자’는 말을 ‘이번주에 보자’로 바꾸면 된다. 누군가는 당신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어요(252.p)

 

스물아홉과 달리 서름아홉이 유난스러웠던 이유들이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기준에 맞춰, 눈치를 보며 나의 기준을 맞춰갔던 것 같다. 처음에는 단순히 '좋은게 좋으거지 뭐'하는 생각이 었지만 십년이라는 시간동안 그 사소함들은 송진가루 못지않게 내 일상에 퇴적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쿨렁 쿨렁 돌던 세탁기가, 점점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촤촤촤촤- 웅웅웅웅- 빠르게 돌기 기작한다. 무게감이 느껴진다.  

 

 

 

1장, 휘둘리지 않고 단단하게

2장,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3장, 신경질 내지 않고 정중하게

4장, 쫄지 말고 씩씩하게 

5장, 참지 말고 원할하게

6장, 냉담해지지 말고 다정하게 

 

aladin.kr/p/5N6k9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100만 독자에게 사이다 같은 통찰과 단단한 위로를 전해준 김수현 작가의 신작. 당당하게 나로 살기로 했다고 외치던 저자는 4년 만에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와 나를 지키는 관계 맺기를 ��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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