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think normal
새로워지기/문장 발효 과학

북 |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by 청춘만화 2023. 6. 7.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는 상당히 오래된 책이다. 이 책은 기술, 종교, 도덕적 인식, 인간에 대한 존엄 등이 매우 빠르게 발전되고 있던 시기에 저술되었다. 빠른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 대공황이 찾아왔고 끝 모르는 전쟁을 통해 사회는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당시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개인의 도덕과 사회의 도덕 사이의 갈등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읽으며 알게 된 신선한? 사실은.. 사회학과 또는 조직, 심리철학인줄 알고 읽었던 이 책이 바로 신학에서 출발했다는 점이었다. 책을 읽으며 개인으로서 가족에 충실한 자상한 아버지가 시대와 상황 그리고 조직에 따라 때론 매정한 간부가 되기도 하고 오염수를 방류하기도하고 바다에서의 대량 포획을 통해 환경을 파괴하기도 할 수도 있는 배경에 대해 조금은 가늠할 수 있었다. 나는 또한 어떠한가를 돌이켜보며 인상적이었던 말머리 몇 구절을 옮겨본다

 


 

어떤 집단이 다른 집단에게 강력한 구원의 힘을 줄 만큼 일관되게 비이기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서로 경쟁하고 있는 집단들이 상대방의 도덕적 역량을 높이 평가하여 자신의 현실적 이익을 포기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

게다가 가장 고차적인 유형의 비이기성, 즉 희생은 설사 궁극적으 로는 보답을 받는다 하더라도 이를 위해 치러야 하는 직접적인 대가 는 너무나 크다. 물론 개인은 대가를 바라건 바라지 않건 간에 자신 의 이익을 희생할 수 있다. 하지만 집단의 이해관계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자기집단의 이익을 버리고 다른 집단에게 이익을 주는 행위를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겠는가? 이에 대해 휴 세실 (Hugh Cecil)은 다 음과 같이 말한다.

개인에게 자기이익보다 타인의 이익을 중요시하도록 강요하는 모든 도 덕, 그리고 무사성(無私性)을 요구하는 모든 도덕은 국가의 행위에 적합 치 않다는 말이 된다. 그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이익에 관해 비이기 적일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

이 판단이 완전한 것은 아니다. 현명한 정치가라면 자기집단의 이 익이 인류공동체의 전체이익과 명백히 정의롭지 못한 관계에 있을 때 는 자기집단의 이익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그가 보다 높은 상호이익을 위해 자신의 직접적인 이익을 희생하는 것도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다. 만일 이 정치가가 이런 일을 거부하게 되면, 이는 결과 적으로 자신의 나라가 직접적인 이익에 집착하여 상호이해라는 궁극 적 가치들을 잃게 하는 결과이다. 하지만 개인의 이익과는 달리 공동 체의 이익의 경우에는 훨씬 덜 모험적이다. 모험을 할 수 없다는 것 은 당연히 이기적 이익이 아주 뚜렷해지고, 그 결과 도덕적, 구원적 성질이 사라진 자애(愛)가 되고 만다.

순수한 공평무사의 도덕을 집단적 관계에서 실현시켜보려던 모든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음이 판명되었다. 미국의 흑인들은 남북전쟁 이 래 아주 일관되게 이런 노력을 해왔다. 전쟁기간 동안 그들은 주인들 에게 반항하지 않고 모든 충성을 다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그들의 사회적 태도는 용서와 인내하는 순수한 종교적 덕성을 견지해왔으며, 이는 부분적으로 종교적 덕성보다는 인종적 약점에서 유래된 사회적 타성과도 연관이 있다. 하지만 흑인들의 이러한 유화적인 사회적 태 도는 백인들의 억압을 누그러뜨리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특권계급이 비특권계급에 비해 더 위선적인 이유는, 자신의 특권을 평등한 정의라고 하는 합리적 이상에 의해 옹호하기 위해 특권이 전 체의 선에 뭔가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하기 때문이다. 특 권의 불평등상태는 합리적 변호에 의해서는 정당화될 수 없을 만큼 심화되어 있기 때문에, 특권계급은 온갖 머리를 짜내어 일반적으로 보편적 가치는 자신들의 특권 자체에서 비롯된다는 이론, 그리고 자 신들의 특권이 보편적 이익에 봉사한다는 이론을 옹호할 수 있는 교 묘한 증거와 논증을 창안해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특권계급들 사이에서 가장 널리 통용되고 있는 위선의 형태는, 자 신들이 누리고 있는 특권은 자신들의 특수한 역할에 대한 사회의 정 당한 보답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태도이다. 한 사회에서 이같은 중요 한 역할에 대한 특별한 보답이란 것이 윤리적으로 정의롭고 또 사회 적으로도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한 (그리고 현재 평등주 의를 내세웠던 소련이 불균등한 보상의 원칙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바 로 그것이 쉽게 폐지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실례로써 보여주고 있 다), 특권계급은 얼마든지 자신의 주관적 관점에 의해서조차 자신들 이 수행하는 사회적 기능의 특수성이란 미명하에 스스로를 정당화시 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주장이 세습적인 기득권을 소유한 특권계급에 의해 이루어질 때 나름대로 그럴 듯하기 위해서는 비특권계급은 같은 기회가 주어지 더라도 특수한 일이나 역할을 해낼 수 없다는 사실이 입증되거나 최 소한 가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사실상 특권계급은 언제나 이런 가정 을 철석같이 믿고 있다. 이 계급은 특권을 통해 사게 되는 교육기회 의 풍부함 및 특권적인 사회적 지위에서 오는 권위행사 기회의 다양 성을 통해 갖가지 능력을 계발하게 되는데, 이런 능력을 특권계급에 서는 후천적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라고 간주해버린다. 특권계급에는 유능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자신들이 알게 모르게 저지르는 갖가지 협잡과 무능력을 그럴싸하게 둘러대거 나 변호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이 계급은 억압계급의 타고난 소질과 능력을 계발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차단해놓고, 뻔뻔스럽게도 억압계급의 결함과 무능 을 언제나 습관처럼 비난하곤 한다. 19세기에 이루어진 보통교육의 실시를 위한 노력은 모든 나라의 특권계급들이 이런 주장을 하는 데 촉매제 역할을 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이나마의 교육혜택도 누릴 수 없었다. 만약에 그들도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면, 압제자 의 착취를 더 이상 당하지만 않고 어느 정도까지는 막아낼 수 있었을 것이란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http://aladin.kr/p/lF8Dj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현대 기독교 정치철학을 대표하는 사상가 라인홀드 니버의 대표작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가 증보판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이번 증보판에는 저명한 교육학자이자 철학자이며 권위

www.aladin.co.kr

 

 


최근에 한 도서관에서 길위의 철학자 에릭호퍼 라는 책을 만났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두 책은 상당히 비슷한 시기에 작성된 것 같다. 이방인과 같은 삶을 나름의 철학으로 오랜 시간 지켜 낸 에릭호퍼의 생각과 생애를 들여다 보며 여러모로 이해되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최근 포스팅했던 대한 링크를 걸어둔다.

 

북 | 길 위의 철학자 에릭호퍼

도서관 탐방, 오늘은 시흥시 중앙 도서관에 왔다. 온김에 안면도를 갈 예정이다. 또는 안면도를 가는 길에 들렸다. 책장을 지나다 문득 발견한 '길 위의 철학자 에릭호퍼' 얼마 전 읽었던 도덕적

normalstory.tistory.com

 

우연히 두 책을 연달아 읽으면서.. 어쩌면 두 책의 배경이 되는 시대, 산업 혁명과 경기 침체와 냉전 시대와 인터넷(모바일) 혁명과 경기 침체와 신신냉전의 시국이 참으로 닮아 있구나- 하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댓글